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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산행

기획산행 : 소청봉에서 낙조 보기와 (4대 사찰 약수 마시기)

2017.07.11~12

들머리 : 한계령 탐방지원센터

날머리 : 백담사 탐방지원센터

산행경로 : 한계령 ~ 한계령 삼거리 ~ 끝청 ~ 중청 ~ 대청봉 ~ 중청 ~ 소청봉 ~ 소청산장(1박) ~ 봉정암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총 18.7 km)






   오래 전 백담사에서 봉정암을 지나 소청봉을 오를때 발하나 뗄 힘조차 없는 지친 산객의 눈에 들어온 소청 산장의 낙조는 용아장성의 머리에 장엄하게 내려 앉고 있었읍니다. 그 후로 그 멋진 장면이 나의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지만 다시 찾을 기회가 쉽게 오질 않았읍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멋진 기억.. 시원한 맥주입니다.  그때는 소청 산장에서 차가운 맥주를 팔았었는데... 아마 개인이 산장을 운영해서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설악산에는 다양한 경로가 있어 설악의 다양하고 멋진 경관을 볼 수가 있읍니다. 그럼에도 봉정암 ~ 오세암 구간은 왠만한 발빠른 산객이 아니고선 찾기 힘든 구간인듯 잘 알려지지 않았읍니다.(나에게만 해당하는 사실)  이번에 소청 산장에서 1박을 하면서 홀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자 합니다.

화요일 오전 7시30분 동서울 터미널에서 한계령행 버스에 올랐읍니다. 승객은 4명...등산객은 나 홀로...아마 어제까지 장마비가 전국을 강타했기 때문일 겁니다.  하기사 나도 산장예약을 해약하나 마나 갈등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오늘 날씨는 너무 쾌청합니다. 버스는 달리고 달려 9시40분 한계령 도착...




작년 10월 백두산행을 위해 다녀간지 9개월 만에 다시 왔읍니다. 그때는 무박 산행이라 온통 깜깜해 주변을 잘 보질 못했읍니다.

9시 40분 현재 한계령 날씨는 하늘엔 약간의 구름 ,  바람은 무지하게 세게 불고 있읍니다. 인증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아무도 보이질 않습니다. 산객이 없네요. 헐~~더군다나 등산로 입구에 가니 중청 대피소에 식수가 품절이라고 친절히 방이 붙어있읍니다. 에구... 급히 소청에 전화를 걸어 식수와 라면을 파는지 물어봤읍니다.   식수는 충분...그런데 요즘은 국립공원 대피소에서 라면은 안판다고 합니다. 작년 지리산 연하천에서 사서 먹은 기억이 있는데...졸지에 무식꾼 취급을 합니다.  한계령 휴계소 매점에 라면을 사러가니 라면은 끓여팔기만 하고 라면 자체는 안판답니다. 아~~~ 짜증이 지대로 밀려오지만 최대한 생글거리며 라면을 구걸해 봅니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신라면 두 봉지에 5,000원을 주고 구입했지요.



한계령 오름을 씩씩거리고 올라 갑니다. 다행이 바람이 강해 그닥 덥지는 않습니다.  물한 모금 마시려 자리하니 다람쥐 한녀석이 통행료 내라는 듯 앞에서 빤히 처다 봅니다. 뭐라도 안주면 물듯한 표정...이 후로도 쉴때 마다 귀신같이 다람쥐들이 모여 듭니다. 사람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는 녀석들. 사람이 만들어 놓은 또 다른 환경파괴가 아닐까 생각듭니다.. 자신을 잃어 버리는 자연의 생물들.


하늘이 열리면서 귀때기청봉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한계령 등산로는 나 혼자 차지했읍니다. 멋진 나무도 지나고...무박 산행에선 볼 수 없었던 멋진 모습들을 만날수 있는 오늘 입니다.


서북능선엔 꿩의다리가 온통 자리하고...


오늘도 혼자 놀기...근데 리모콘이 고장나서리 셀프타이머로 찍느라 몇번씩 뛰어 다닌 결과 입니다. ㅎㅎㅎㅎ


드디어 남설악의 속살이 멋지게 등장 합니다요...하늘은 푸르고 하얀 암석이 수정처럼 빛나는 듯 보입니다.






한참을 걸어가니 멀리 중청봉과 대청봉이 보입니다.



뒤를 돌아보면 정상이 구름에 가려진 가리봉과 뾰족한 주걱봉이 보입니다.(안내 간판참조)


발아래 한계령의 구불구불한 흔적이 보이고 앞에 보이는 산이 점봉산이 아닐까 추측도 해 봅니다. 산에 오르는 것은 내가 오르는 산을 보는게 아니라 마주보이는 다른 산을 보기위해 오르는 겁니다. 근육미 넘치는 저 산이 점봉산이든 아니든 꼭 가보고 싶네요.


중청봉을 배경으로 구상나무 한 컷..


그리고 작년 백두 산행시 어슴프레 새벽녘에 아침겸 빵을 먹었던 쉼터...그 때 산행 대장님은 그 당시 대원들은 유기하시고 다른 산악회로 옮겨 백두대장을 한다네요..  유기견이 버려진 이유를 모르듯이 우리도 이유를 모른채 남은 백두 구간을 진행하고 있읍니다.  입양도 되질 않고요 ㅎㅎㅎ. 쩝!!!!




끝청에서 혼자놀기..


끝청.....산이라는 단순한 공통분모로 모르던 사람들이 쉽게 친해질 수 있지만 쉬운 만큼 헤어짐도 쉬운가 봅니다. 나이들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게 쉽진 않은데..역시 사람이 가장 믿기 힘든 생명체 인것은 확실 한듯.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존재가 되는건 아닐지 오늘도 조심스러운 하루를 보냅니다.


멀리 울산바위가 보입니다...설악산의 이정표 이지요..  그 덕에 쉽게 비탐구간에 위치한 암봉과 신선봉을 찾을 수 있읍니다.  바로 발아래에는 공룡능선의 뼈대가 지나고 있구요.


잠시 숨을 고르고 오늘 한계령 구간의 마지막 시험터??? 암벽입니다. ㅋㅋ   지친 사람에겐 그 힘듬이란 상대적으로 다가 오잖아요?? 나에겐 암벽입니다요.










화채능선과 공룡능선... 그리고 푸른 속초바다.  자연이 주는 이 멋진 풍경이 감동스러운 건..내 두다리로 무거운 짐을 지고 땀을 흘리며 대여섯 시간씩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요???   누굴 위해서?? 아마 그렇게 되면 멋진 풍경은 있을지 몰라도 무한한 감동은 없을 겁니다. 제발 돈 몇 푼에 사람의 진실성을 버리지 말기를 기대해 봅니다.


앙증맞은 새 같다는 생각을 늘 하게하는 산박하...




대청으로 향합니다.  지친 산객에게 중청산장은 물한잔 주지를 않네요..걍 캔커피 두개를 완샷...3,000원 임다.









바람이 얼마나 쎈지 모자를 쓸 수가 없었읍니다.






설악 바람꽃도 제철인 듯..








드디어 소청 삼거리에 왔읍니다.  언제나 보아도 용아장성의 멋진 자태. 저런 멋진 모습이 로렐라이 언덕의 마녀 처럼 산객을 홀리나 봅니다.  얼마전에도 50대 등산객이 40여m 절벽 아래로 추락사 했다지요... 그 40m의 순간동안 그 산객의 눈에 용아의 아름다운 모습이 각인 되었길...때론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사랑의 한 방법인데.


용아가 아기자기한 멋이라면 공룡은 웅장한 근육미를 자랑합니다.


새로이 단장한 소청산장. 전국의 어느 대피소와 비교가 안될만큼  멋진 풍경에 위치한 대피소 입니다. 개인이 운영할 때는 전화로 예약을 받고 술도 팔고하던 곳인데...너무 획일화가 되어 낭만이 사라지고 있읍니다. 지켜야 할것은 지켜야 지만  어차피 등짐에 지고 올라 올건데 미리 구비해 놓고 팔면 안되나?? ㅎ

저 신라면이 한 봉지에 2,500원짜리 입니다. 원래 신라면 잘 안먹는데....


라면으로 허기를 때우고 우아하게?? ㅎㅎ  커피한잔 하며 소청 산장에서의 일몰을 기다립니다.


너무 빛이 강해 눈이 찌프려 집니다.


배낭에서 급히 아이유를 불러 냅니다. 멋진 풍경과 한잔의 술은 오늘의 고단함을 잊게 합니다..다만 이런 멋스러움을 혼자 느끼는게 좀 아쉽다 할까요??






해가 구름속으로 사라 지면서 하루를 마감 합니다. 여름이라 빛이 너무 강해 옛 기억만큼 멋진 풍경은 아니었지만 고즈넉한 산장에서 마시는 한잔의 소주로 인하여 감흥은 그때나 비슷 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머리속에서 상상만 하던 소청산장에서의 낙조는 하늘이 도와 무사히 소원 성취를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