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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산행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공룡능선을 각인하다.

2022.10.02

이상하게 하루 하루 체력이 저하됨을 느낌니다. 뭐 특별하게 아픈곳도 없는데, 식사도 잘 하는데....

얼마나 체력이 약해 졌을까? 문득 내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네요.

한 밤... 가을 단풍의 끝자락을 잡기 위해 새벽 두 시 설악산 소공원엔 많은 산객이 붐비고 있읍니다.

국공과 신흥사 직원들의 배려로?? 두 시에 바로 입산을 허락해 줍니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비선대를 향해.... 오늘은 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무네미고개~천불동~비선대의 경로로 산행을 이어가려 합니다.

공룡능선!!! 몇 번의 산행 경험은 있지만 매번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 합니다.

오늘은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완주는 가능할런지.... 나를 이겨보는 산길이 어둠속에 이어집니다.


동해에 여명이 밝아 옵니다. 멀리 대청봉 정상에 산객의 불빛이 보이는 듯 하기도 하고, 아직 어둠에 쌓인 공룡의 줄기가 희뿌옇게 그 자태를 보여 주는 아침. 오늘은 찬 바람이 엄청 세게 부는 날인가 봅니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바람이 발길을 붙들어 놓네요.



오늘은 산길이 힘들듯 하여 무게가 나가는 카메라는 가져오지 않았읍니다. 모든 사진은 아이폰 13으로 찍었는데 역시 카메라를 이길 수는 없네요. 찍기 간편한건 좋은데 화질이 영 아닌듯....


마등령을 지나 추운 칼바람이 자리한 산길을 걸어 갑니다. 어디 앉아서 뜨거운 커피 한잔 마실 여유도 없네요. 분명 많은 이들과 함께 산길을 올랐는데 다 어디로 간건지....휑 합니다.


그래도 멋진 풍경은 발걸음을 느리게 해주고... 멀리 서북능선 줄기를 바라보며.. 요즘 같은 체력으론 공룡 나들이가 이번이 마지막 일지도 모르기에....찬찬히 그 모습을 담아 갑니다.











드디어 신선대에 올라 지나온 공룡의 궤적을 바라 봅니다. 물론 저 험한 준령을 넘은건 아니지만 궤적을 보는 것 만으로도 공룡의 일부가 되었던 산길이 그저 행복합니다. 여러번 방문했기에 여러가지 추억이 간직된 산길...때론 혼자, 때론 여럿이 걸었던 공룡의 산길을 오늘 또 걸으며 그들을 추억해 봅니다. 역시 산천은 의구하다는 말귀가 실감남니다. 인걸은 간데 없고....나 또한 나이들어 사라지더라도 이 멋진 풍경은 후대의 그 누구에게 보여지고 있겠지요....

멀리 희운각이 보입니다. 힘든 산길은 이제 다 지나고 지루한 하산길이 남았읍니다.




비선대를 바라보며 무사히 산행을 마침을 자축해 봅니다.

힘들었지만 나 자신이 극복해낼 수 있는 힘듬 이었기에 다음을 또 기약해 봅니다.

나이 탓을 하지 않고 줄어드는 체력의 한계에 맞게 산길을 걸어야 할 듯 합니다.

산행 내내 강한 바람이 함께한 초 겨울의 산행이었고...다음 날 설악산에 대설이 내렸다는 뉴스를 보며 혼자 씩~ 미소를 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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