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고대산 송년산행

2016.12.31

산행경로 :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 고대산 3코스 ~ 고대산 정상 ~ 2코스.

산행거리 : 약 8.5Km

산행시간 : 5시간(휴식시간 포함)

오늘은 2016년 송년 산행으로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위치한 높이 832m의 고대산을 오르기로 했읍니다.  고대산은 예전에 혼자서 올라본 경험이 있는데 그 때 철원평야의 멋진 풍경을 제대로 담지 못해 오늘은 작정하고 카메라 랜즈를 바리바리 챙겨 왔읍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날씨가 꽝~~ 괜시리 어께에 짐만 지고 산행한 꼴이 되었읍니다...

고대산 오토 캠핑장 주차장..회원님들이 산행 준비를 시작합니다요. 인원이 적어 산악회라기 보단 등산 동호회가 더 어울림니다. 나름 가족같고 편안한 장점도 있지요...단점이라면 회원이 운전을 해야 한다는...

주말이지만 연말이기에 산객이 썰렁 합니다.

오늘은 3코스로 올라가서 2코스로 하산하는 경로 입니다. 날은 좀 흐리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더운 산행이 예상 됩니다.

3코스~~ 은근 오름이 있네요...

고대산의 겨울을 느끼게 해주는 고드름...

고드름이 열린 능선을 오르면

고대산의 볼거리 표범폭포 입구가 나옵니다...등산로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30여 m내려가면 표범바위와 폭포를 만날 수 있읍니다. 표범 모양의 바위가 있는게 아니라 바위 표면의 무니가 표범 무늬랑 비슷하다 해서 표범 바위라 한답니다.

표범무늬를 찾으셨나요??  감성이 메마른 저는 보이질 않네요..

표범 폭포의 수량은 적은편...아마 겨울이라 그렇겠지요?? 여름철엔 제법 위용이 있을거라 상상해 봅니다.

드디어 고대산 정상...몇 해만에 다시 만난 고대산 정상은 백페킹의 성지 답게 넓은 나무데크로 단장이 되어 있읍니다.

아쉽게도 일기가 흐려 북녘땅이 보이질 않네요...철원평야와 백마고지를 보고 싶었는데...다음에 또 오라는 의미 이겠지요?

잿빛 하늘을 배경으로 산객님이 발 아래를 감상하고 있네요...원래 고대산 정상은 칼바람으로 유명한데 오늘은 살랑 바람이 땀을 식혀 줍니다. 그래도 손은 엄청 시렵슴다.

3코스 올라온 길..

연천군의 어디메 일 듯..

점심먹고 가야 할 대광봉 방향...하산길 입니다.

오늘 회원님이 쉘터를 준비해 왔읍니다...이 안에 6명이 들어 있읍니다...공기 방울 같네요...ㅎㅎ

반갑다고 손 흔드는거 아닙니다...지붕 들고 있는 겁니다. 여성 회원님이 긇여주신 정상 떡국 정말 맛있었읍니다. 아마 제가 가지고온 달걀도 맛을 더하지 않았나

잠시 생각해 봅니다. ㅎㅎ

오늘은 산행거리가 짧아 이렇게 여유있게 음식을 해 먹었읍니다...망고 님이 선사해 준 쉘터의 즐거움은 또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 했읍니다.

우린 이렇게 또 하나의 기억을 만들어 놓았읍니다.  이제 겨울 산행을 할 때마다 이 쉘터를 이야기 하겠지요..

식사를 마치고 포토타임...

건강하고 늘 웃으며 행복하고 즐거운 한해를 만들어 갑시다..홧팅.

하산할 때가 되니 하늘이 맑아 옵니다.  돌아갈 수도 없고...

금학산이 아닐런지요....

뒤돌아본  고대산 정상...

신탄리 일원....

요 산등성이만 넘으면 종착지...

드디어 하산 후 잠시 신탄리역 방문....

어쩌면 고대산 산행은 이곳을 오기위한 핑계였을지도 모릅니다. 유명한...인터넷에서도 잘 알려진 욕쟁이 할머니 삼겹살 집.

그런데 원 이름은 꽃순이 욕쟁이 아줌마 랍니다. 아이러니한 두 단어의 부조화..꽃이 욕을 한답니다. ㅎㅎ

일단 불판 크키에 놀라고....화력에 놀라고...훅 들어오는 할머니의 진한 육두 문자에 놀라고...ㅎㅎ

가만 보니 술취해 말안듣는 아저씨들에겐 좀더 진한 욕을 선사 하시고...아낙들에겐 그저 딸에게나 해줄듯한 자잘한 욕을....

마지막으로 놀랄건 고기와 두부 그리고 김치를 두루 섞은 푸짐함 ...  고기타는 연기때문일까?? 눈앞이 흐려지는데 망년회 같은 산행 뒤풀이가 진행 됩니다...

<술 취한 김에....>

살 빼려고 시작한 산행이 어언 10여년....

많이 먹어 살이찐게 아니라 나이 살이라 우기며 살아온지도 어언 10년...

그 동안 함께 산행을 하다 흐지부지 헤어진 사람들, 그리고 새로이 만나는 사람들...

산행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움을 선사해 주었다.

힘들었던 시간, 잠시 산행을 멈추기도 했지만..

언제든 산은 나를 허락해 주었고

오늘 이렇게 또 다른 만남을 통하여 산을 오르고 있다.

나이들어 무너진 삶은 여전히 힘들고 일어서기가 버겁다.

누구의 잘못이라 할 수 없기에

답답하고 울분에 찬 머리를 산의 찬 공기로 식히고 싶었고

토해내는 거친 숨결을 통해 아픔을 내 뱃고 싶었다.

부질없는 기억일랑 다리에 차오르는 통증으로 잊어버리고

바람에 실려가듯 오늘을 실려 보내자..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덤덤히 무심하게 산처럼 의연히 자리를 지켜내 보자....

올 한해도 수고한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내년에도 잘 하길 부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