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7
들머리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화암사
날머리 : 강원도 고성군 용대리 창암
산행거리 : 15Km
산행시간 : 9시간(휴식시간 포함) 예상.
오늘은 백두대간 22회차 미시령~상봉~신선봉~대간령 구간입니다. 그런데 이 구간이 비법정구간이라 백두대간 시작이후 첫 범법행위를 해야 합니다. 에궁 이럴려고 백두대간 시작했나 자괴감이 듭니다. ㅎㅎ 인터넷을 써핑하면서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다 보니 요즘은 미시령 대신 화암사 구간을 많이들 이용하더군요. 이래저래 상황을 고려해서 무박산행으로 화암사~상봉구간을 진행하기로 했읍니다. 새벽 3시30분 어둠에 쌓인 화암사 주차장에 도착, 간단히 정비후 산행을 시작했읍니다.
화암사 일주문을 지나 수바위 입구로 경로를 잡고 산을 오르다 보니 저 멀리 속초시의 야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남들 다 잠든 이 시간에 땀흘리며 어둠을 헤메는 제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때론 남들 안하는거 한다는 자기 합리화도 해보고...나중엔 힘들어 아무 생각도 안하는 그런 산행입니다.
어스름 새벽 여명이 밝아 오며 신선대 바위앞에 도착 했읍니다.
새벽을 맞이하는 속초시 상공에 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헐~~ 오늘 의욕적으로 일출을 보고자 무박산행을 한건데. 아무래도 일출보기는 힘들것 같네요. 내 건강만 유지된다면 일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도 되지요 뭐.
오늘 가야할 봉우리를 확인해 봅니다. 가운데 봉우리가 상봉, 오른쪽이 신선봉 입니다. 미시령으로 오르면 왼쪽 봉우리까지 40분정도면 될텐데 오늘은 화엄사로 오르기에 왼쪽 봉우리까지 대략 2시간을 예상하고 있읍니다.
성인대 암릉 정상부에는 움푹파인 웅덩이들이 마치 쉰음산의 오십정을 연상케 합니다. 아마 빗물이 고인듯 한데 그 안에는 개구리들이 둥지를 틀고 있읍니다.
사진 오른쪽 끝이 원래 들머리인 미시령 정상입니다. 자동차의 불빛이 비치는 것으로 보아 간큰 산악회가 산행을 시작하나 봅니다. 은근 부럽기도 하네요..ㅎ
구불구불 옛 미시령 길도 보이고 그 아래 새로 뚤린 미시령 터널도 보입니다. 30여년 전 강릉을 가기 위해서 넘던 미시령 고개는 늘 안개에 쌓여있고, 가끔은 멋진 설악의 모습과 동해 바다를 보여주기도 했던 기억이 있읍니다. 그땐 산에 관심도 없었기에 미시령이 황철봉 혹은 신선봉으로 가는 대간길 인지도 몰랐읍니다.
웅장한 울산바위의 모습... 간혹 미시령을 지날때 늘 올려다 보던 경외스러운 모습인데 오늘은 감히 발 아래로 내려다 봅니다. 멀리 달마봉으로 구름이 밀려들고 있고 바로 코앞에는 선인대의 낙타 바위가 모습을 보이고 있읍니다.
에고 겁도 없는 사람들...멋지기도 하지만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성인대의 버섯바위 위에는 설악의 멋진 풍광을 사진에 담기위해 열정의 진사님들이 모여 있읍니다. 훗~ 한때는 나도 저랬는데. 세상의 여파에 밀려 지금은 그 열정이 산행으로 옮겨 버렸네요.
오랜 시간동안 비바람의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생성되었을 버섯바위.. 그 시간을 이해하기엔 인간의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바위 위 잡풀속에서 민눈양지꽃이 외로이 자태를 뽑내고 있읍니다. 꽃말이 사랑스러움 이라던데 주변 환경이 척박해서 인지 앙증 맞긴 합니다.
구름이 점점 더 밀려들고 설악산 서북능선쪽은 안개탓인지 먼지 탓인지 잘 보이질 않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시간만 달리할 뿐인데 구름의 변화된 모습때문에 눈에 보이는 산의 모습도 달라 보입니다.
ㅎ~~보정 작업할때 슬쩍 흑백 모드로... 예전 흑백필름의 느낌이 나는듯
유명세를 타고있는 낙타바위.. 낙타가 앉아있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화암사에서 기른다는 암수 한쌍의 개님들...겁도 없이 벼랑끝에 서서 풍경을 감상합니다. 하긴 이곳이 그들에겐 놀이터가 될수도 있겠네요.
운무에 쌓인 울산바위를 한번 돌아보고 길을 재촉합니다. 처음 가는 길... 오죽 위험하면 비탐구간으로 정했을까나..
성인대 공터에는 비박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읍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이분들이 부럽기 그지 없읍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실행에 옮겨야 할텐데 가능할지.
맨날 장비만 검색하고 그걸 보는 집에 계시는 분은 잔소라하고....
웅덩이에 무당개구리가 신나게 아침 수영을 즐기고 있읍니다. 저 개구리에겐 풀빌라 일듯...
예전 사진을 보면 출입금지 경고판이 있던데 지금은 안보입니다... 이 구간이 처음인 나에겐 등산로만 보일 뿐이고, 그래서직진했을 뿐이고...금지표지판이 없다는 사실이 다행이 양심의 가책을 좀 줄여줍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두 다리는 속도가 빨라지는건 왜일지...ㅎㅎ 설악산 오색지구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데...뭔가 반발심이 치밀어 오릅니다.
한참을 오르니 출입금지 간판이 보입니다... 이미 되돌리기엔 너무 많은 힘을 소비했읍니다. 조용하고 신속하게 통과~~
금마타리가 산행 길라잡이를 해줍니다...
드디어 동해의 태양이 구름을 뚫고 온 세상에 빛을 나누어 줍니다. 오늘도 열일하시는 태양님 덕에 산 아래 사람들에겐 나랏님이 폭염주의보를 발령하시고..하지만 이곳은 해발 1,000m를 넘기에 그저 선선할 뿐...
구름은 점점 그 세를 넓혀 점점 설악을 점령해 나가고 있읍니다.
산행 능선엔 노란 마타리와 흰 조팝나무 꽃들이 눈과 마음을 밝게 해주니...예쁜 꽃을 보며 걷는 것도 산행의 묘미중 하나 아닐까요?
멀리 황철봉 너널지대가 보입니다.. 언젠간 혼자라도 꼭 방문해야 하는 곳...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어느새 구름이 발 아래까지 올라옵니다. 정말 오늘 하루 신선이 돼 보는 건가요? 오늘 우리 일행은 설악산이 아니라 금강산 일만 이천봉 중 한 봉우리를 걷고 있는 겁니다.
정말 신선이 살듯한 풍경입니다.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그 멋진 풍경에 옥의 티를 남겨 봅니다.
공룡능선의 바위를 보는 듯...
후일을 기약하며 계속 황철봉 능선을 눈에 담아 둡니다.
옛 미시령 휴계소자리...혹시 국공이 망원경으로 보고 있을지도 몰라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괜히 제발 저린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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