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7
들머리 : 강원도 양양군 서면 대청봉길 122 오색리
날머리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귀둔리 필례약수
산행거리 : 13.5km(대간 1.35km + 접속 12.15km)
산행경로 : 오색시외버스터미널 ~ 오색교회 우측도로 ~ 오색삼거리 ~ 점봉산 ~ 망대암산 ~ 큰원진개골 ~ 필례약수
산행시간 : 7시간
오늘은 청솔회 백두대간 7회차, 개인적으로는 35회차 산행입니다... 산행 목적지는 점봉산.
산악회 산행 공지에는 산행경로를 세 가지나 올려 놓았더군요...국공과의 기싸움 이랍니다.ㅎㅎㅎ 뭐 국공이 산악회 공지를 읽고 대비할 수도 있겠지만 과도한 경계심이 아닐까요. 전국의 수많은 산악회를 다 모니터 하는것도 아닐텐데.. 차라리 목적지인 점봉산만 공지하고 경로는 회원들에게 문자로 알리심이 낳지 않을런지요. 결국 산행 경로는 버스안에서 알게 됬읍니다..한계령 ~ 점봉산 ~ 조침령...
결과론 부터 말하자면 날씨와 산행조건 그리고 어이없는 알바 때문에 애초의 산행계획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색~점봉산~망대암산~큰원진개골~필례국도로의 산행이 진행되었읍니다. 귀가후 산악회 회장으로부터 내년에 이 구간을 다시 간다 하니 일단 한 구간 완성으로 치부해 볼랍니다.
한계령 들머리...어두워서 다음에 혼자 오라면 못올듯....
국공이 없을 시간임에도 찔리는 바가 큰지라 꽁지빠지게 어둠속으로 사라집니다. 칡흑같은 어둠과 내리는 가랑비가 산행을 더 허둥대게 만드는 군요.
탐방금지 입간판....오히려 비탐구간의 출입구임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는 아이러니. 오히려 없다면 입구를 찾기 힘들어 출입이 줄어들지 않을까??
대간꾼에겐 악마의 유혹같은 간판입니다.
30여분 어둠을 뚫고 산길을 오르니 드디어 첫 암봉과 조우하고, 후미는 초조하게 순서를 기다리는데.....어둠을 뚫고 뒤로 가라는 목소리가!!!
국공님이 자일을 다 잘라 도저히 올라갈수 없답니다.. 비도오는 어두운밤 안전을 위해 등로를 수정할 수 밖에 없읍니다.
졸지에 후미가 선두로 바뀌고...올라갈때완 다르게 이번엔 지킴이터를 지나 갑니다...평소엔 기피 대상일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주인인양 이리저리 둘러도 보고..
버스는 이미 날머리 쪽으로 간 상황이기에 한계령 휴게소까지 터덜터덜 걸어갔읍니다. 비는 그쳤지만 안개와 바람이 아주 심해 기온은 영상 12도...체감온도는 한 겨울.
기사님을 호출했지만 이런 상황을 모르시기에 연락이 불가...하염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우여곡절끝에 오색버스 터미널에서 하차...안터교를 지나 점봉산으로 향합니다.
산우님들이 자연스럽게 오색교회 좌측으로 향합니다...오늘의 첫 알바입니다. 점봉산은 오른쪽으로 가야 하더군요.(동네 주민이 친절히 알려 주십니다)
마지막 민가 왼쪽으로 산길은 이어집니다. 하지만 얼마 못가 선두 일부가 되돌아 나옵니다...아마 국공의 동작감지기가 작동한 모양입니다. 들어가지 말라는 방송이 나온다고...왜 이런곳에 왔냐고 하네요...순간 헷갈립니다. 도대체 오늘 산행에 대한 정보를 알고나 오신건지....다 내마음 같지는 않은듯 합니다.
잠시의 소란 후에 일부는 산행을 포기하고, 극성맞은?? 일부는 산으로 오릅니다.
멋지게 자란 금강송 사이로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고, 아침의 혼란은 말끔히 잊혀짐니다. 오롯히 내가 내쉬는 숨소리만이 함께하는 산행.
얄미운 안개가 맞은편 봉우리 정상을 숨겨버립니다. 날씨가 맑았다면 멋진 풍경이었을 텐데..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햇살이 없어 산행하기엔 그지없이 선선합니다.
돌양지꽃...
두시간여의 끝없는 오름을 올라오니 오색삼거리에 도착...
이곳이 점봉 4지점...점봉산까지 2km남았다는 의미 입니다. 초침령~점봉산 구간에는 500m간격으로 안내목이 있읍니다. 안내목에 쓰여진 숫자가 줄어들수록 목적지에 다 와간다는 희망적인 의미입니다.
사진 가운데가 오색약수로 가는 등로, 약간 오른쪽이 단목령으로 가는 등로 입니다.
산꿩의 다리...
선답자들의 블로그에 꼭 나오는 등로정비 안내판..
등로 정리를 한다는 건지, 할거란 건지...
점봉3 지점을 지나고.
박쥐나물...
점봉2 지점을 지나고..
함박꽃...
세잎종덩굴...
드디어 점봉산 정상과 만나기 직전입니다. 정상은 안개에 쌓여있고 바람은 광풍에 가깝습니다...
바람의 세기를 가름해 볼 수 있을라나?? 만개한 범의꼬리가 바람에 정신없이 흔들립니다.
자그마한 공간에 점봉산 정상석이 온 자연의 역경을 이겨내고 있읍니다...맑은 날씨라면 남설악의 비경과 대청봉을 조망할 수 있을텐데...오고싶다고 올 수있는 산이 아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큽니다.
오늘의 일행과 단체샷....오늘의 알바팀이기도 합니다.ㅎㅎㅎ
세잎종덩굴..
점봉산 정상의 한겨울 같은 날씨속에서 허둥지둥 점심을 먹고 이제 망대암산으로 향합니다...우거진 수풀사이로 산님이 사라지고...
잠시 후 망대암산 정상....조망은 없기에 걍 인증만 하고 선두를 쫒아 갑니다. 정상에서 잠시 내리막 길을 가면 좁은 공터가 나오더군요...
길에는 친절하게 안하던 깔지가지 깔아주시고...차라리 저 깔지가 없었더라면 고민없이 알바의 길로는 가지 않았을 지도,,ㅎㅎㅎ 깔지는 진행방향으로 부터 좌틀하라 합니다.(귀가후 선답자들의 글을 보니 진행방향에서 우틀을 해야 하더군요)
처음엔 알바인지 전혀 의식을 못했읍니다... 등로가 너무나 뚜렷하게 산객을 안내해 주었으니까요...처음 트랭글이 경로이탈을 알려 주었을때 확인했어야 하는데 원채 트랭글이 의미없는 경로이탈을 감자를 잘 하기에 믿지 않았읍니다. 하지만 망대암산에서 12담계곡까지 한 시간 이면 도착 한다던데....두 시간이 되어도 계속되는 산죽길... 뭔가 이상해서 선두에 무전을 보내니..선두도 이 길을 갔다는...
희안하게 등로는 끊어지지 않고 뚜렷히 산객을 이끌어 줍니다...심지어 계곡을 지나도 산길은 명료합니다.
순간 작년 여름 물굽이계곡에서의 조난이 기억납니다...알수없는 길을 무작정 가야 한다는 두려움...설악의 한가운데 버려진 느낌은 두렵기 조차 하더군요.
다행인건 아직 시간이 이르고 등로가 명확한것은 사람의 이동이 많다는 증거...그리고 지금 옆에는 세 명의 동료가 함께라는 것.
병조희 꽃...
웅장한 폭포는 없지만 아기자기한 폭포들이 하산길 내내 더위를 날려 줍니다. 이게 오늘의 일정에 포함된 등로라면 풍덩 빠지고 싶은데...지금은 길을 잃은 상황.
점점 산길의 가파르기가 약해지며 차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도 들리고...바로 우리 일행입니다.
우리가 걸어온 계곡은 큰원진개골이라는 곳...하산지점은 필례약수 부근...지금 산객이 나오는 곳 아래에는 필례계곡입니다..
그리고 도로는 지방도로 필례로...
지난번 진부령 물굽이계곡도 유명한 트레킹 코스였듯 이곳은 큰원진계골, 작은원진계골등 숨겨진 트레킹 코스였읍니다...
물론 이곳은 점봉산 보호구역이라 모두 비탐구간...범칙금은 50만원...
오늘 의도치 않게 멋진곳을 만나 즐겁기도 했지만 미완의 백두산행이었기에 더욱 아쉽습니다.
청솔회 백두산행에 6번을 참여 했는데 4번의 불상사가 발생했네요...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시행착오는 인정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잦은 실수가 준비 부실에서 오는건 아닐까...그래서 사고로 이어지는건 아닐까 하는 거지요.
즐거움과 행복을 위한 산행이 두려움과 걱정을 하는 산행이 되면 분명 안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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