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3
들 머 리 : 경북 김천시 대덕면 우두령
날 머 리 : 충북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 괘방령
산행거리 : 12.52km
산행시간 : 6시간 28분(휴식시간 포함)
오늘은 백두대간 41회차 우두령을 들머리로 삼성상~바람재~황악산~여시골산~괘방령을 잇는 약 13km 길이의 비산비야 구간입니다. 지난 주 덕유산의 급격한 일기 변화로 호되게 겨울 신고식을 한 덕에 오늘은 그 날에 비하면 마치 여름처럼 덥기조차 합니다. 일행중 한 분은 지난밤 과음으로 인하여 자진하여 차량 지킴이를 자처했기에 오늘은 3명이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아침 9시30분경, 높이 580m의 고개의 모양이 마치 소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 지어진 우두령에 도착을 했읍니다. 옛날에는 남해안의 삼천포(지금의 사천)에서 진주·산청·함양을 거쳐 우두령을 넘고, 다시 북쪽으로 김천·상주·점촌을 거쳐 문경새재[聞慶鳥嶺]에 이르는 남한의 중앙을 남북으로 직통하는 교통의 요지였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사통오달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한적한 시골 지방도로에 불과 하지만.....
좌측은 오늘 우리가 가야할 황악산방향, 우측은 다음에 도전해야 할 삼도봉~부항령 구간입니다.
자~ 산행을 시작합니다. 황악산 7km를 향하여 목침 계단을 올라갑니다. 선답자들의 글을 참고해 보니 오늘 대간길은 비단길처럼 편하다 하더군요... 그럼 뭐합니까? 내 체력이 즈질인것을!!!
11월1일 부터 12월 15일까지 산불방지 기간 입니다....정말로 낙엽이 조그만 불씨에라도 불이 붙을 정도로 바짝 말라 있읍니다. 산방기간에 입산이 통제되는 산과 구간이 많으니 산행전에 반드시 확인을 해봐야 겠읍니다...네이버 지도에 내가 가야할 산 이름을 입력해 검색하면 통제 구간과 통제 기간을 알아 볼 수 있읍니다. 오늘 우리가 가는 구간은 산행 가능구간~~~
산행 초반 얕으막한 오름을 오르고 오르며 점차 고도를 높여갑니다....이 구간엔 통나무 계단과 산길 중간 중간에 나무 의자가 준비된 것이 인상적이었읍니다.
정말로 산길은 편안하기 그지 없읍니다....바스락 소리와 내 숨소리만 자리한 고요한 산행길 입니다...
올라야 할 능선을 바라보며 울창한 잡목사이를 지나갈 때 갑자기 후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어미 멧돼지와 3마리 새끼 멧돼지가 놀라 달려 갑니다. 나도 덩달아 얼어 버리고...너무 급작스러워 멍하니 쳐다보니 흐미~~ 시커먼 어미가 콧바람을 씩씩거리며 뛰어 가고 솜뭉치 같은 새끼들이 죽어라 어미를 따라 갑니다요...설마 다시 돌아오지는 안것지 하며 일행을 기다립니다.
멧돼지의 예기치 않은 조우로 인하여 이런 잡목사이를 지나갈 때면 뒷골이 땡기는데....설악산 봉정암 뒷길에서 멧돼지를 조우한 이래 참 오랜 만입니다...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멧돼지, 노루,,,,뱀등...산객이 놀라 자빠질 상황은 많습니다. 그래서 홀로 산행은 하지 말라는 건데...하지만 홑 산행의 고즈넉함이 주는 매력도 만만치 않고..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로 가득한 산길...갈대가 늦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멋스러움. 이제 산길은 다시 평온해 졌읍니다.
맞은편 우두령에서 부항령으로 이어지는 산그리메를 바라 봅니다...저 어딘가에 민주지산과 삼도봉이 있겠지요?? 안가봐서 모릅니다..
한 시간여 후.. 삼성산 정상에 도착. 소박한 정상석을 인증합니다.
한참을 걸어 올라오니 시야가 트이며 오늘 가야할 능선길이 자태를 들어 냅니다...나중에 지나 보니 멀리 시설물이 있는 곳이 바람재 정상...
바람재 정상을 당겨 보니...태양광 시설이더군요.
발 아래 김천 방향..
나의 나이들어가는 모습에 익숙해 져야 할텐데....낮설기만 합니다....언제쯤 나를 받아 들일런지..
단풍으로 온 산하가 가을을 맞이하고..
지나온 산그리메와 첩첩이 이루어진 산군의 중첩이 멋진 수묵화를 연상하게 하고. 내가 땀흘리며 올라온 능선의 자취를 기억에 담아 둡니다.
여정봉 정상....대간은 직각으로 우틀해야 합니다.
산행길 중간 중간에 쉴수 있는 의자들이 많이 있읍니다. 느낌상 찾는이는 별로 없을 듯 한데....그래도 힘들 산객의 휴식처를 만들어 준 분들께 감사..
형재봉, 황악산, 여시골산이 자리한 능선이 광활하게 늘어져 있읍니다. 멀리서 보는 모습 그대로 완만한 내림길이길 바래 봅니다.
아마 신선봉이 아닐까요? 황악산 부근에는 목장이 많이 있었나 봅니다. 우두령에도 우유공장이 있던데...그래서 인지 산 줄기를 휘돌아 임도가 개발되어 있읍니다...
바람재 정상을 지나고...
마주보이는 황악산 줄기..
바람재로 내려가는 계단길은 멧돼지님들이 농사를 지어 놓아 발 디디기가 힘들 정도 입니다.
바람재 도착...바람이 얼마나 쎘으면 정상석 글씨가 바람에 날리는 모양으로 되어있읍니다...만드신 분의 재치가 느껴 집니다.
바람재 주변에는 갈대가 만발해 있읍니다....간단히 점심을 먹고....휴식~~
바람재를 지나 형제봉으로 오르며 바람재 정상을 돌아봅니다...
형제봉으로 오르는 길은 오늘 처음으로 힘을 쓰게 하는 구간 이었읍니다...씩씩거리며 계단을 오르는데 뭔가 휘릭 지나 갑니다. 우씨 뭐지???
달리던 녀석이 멈추어 상황을 파악하는 듯....훗 사진찍을 시간을 줍니다...그러고 보니 우두령~황악산 구간은 생태계가 잘 보존된듯 합니다. 멧돼지도 서식하고, 특히 도마뱀이 서식한다는건 오염되지 않은 청정 지역이란 뜻이지요. 산불조심!! 쓰레기 가져가지!! 꼭 지킵시다.
신선봉 삼거리를 지나며....황악산을 향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형제봉의 모습...
그리고 발 아래에는 직지사와 대항면이 보이고
형제봉 정상을 지나 갑니다.
지나온 능선과 멀리 민주지산 줄기....산군의 파노라마가 멋지기만 합니다.
괘방령 방향 산하. 어촌리 저수지도 보이고.
형제봉에서 바라보이는 직지사...일행중 산에 오르지 않은 분이 직지사에 있다고 연락이 왔네요.
드디어 황악산 정상....직지사에서 올라온 산객들이 분주히 인증샷을 찍고...
이제 하산길로 접어 듭니다...우두령 방향에서는 산객이 많이 오르지 않는 듯 산길이 험했는데, 반면에 괘방령쪽은 직지사에서 오르는 산객이 많아서 인지.산길은 넓고 잘 관리되어 있읍니다.
운수봉 정상..
여시골산으로 가는 산길은 호젓하기만 하고, 시간은 오후 두시를 가리키지만 숲길에 비추는 햇빛은 나무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게 하며 저녁느낌이 나게 합니다.
여우굴을 지나며....
여우굴의 모습.
여시골 정상에서....이제 오늘의 산행이 끝나가는 거죠??
30여분 계속되는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오면 평평한 산길이 나오면서 맞은편에서 지난번에 지나온 가성산의 정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드디어 괘방령 정상석에서 인증을....
서울로 과거를 보러갈때 추풍낙엽처럼 낙방할까 걱정되어 추풍령고개를 넘지 못하고 대신 넘었던 괘방령....장원급제하여 금의환양하던 그 길....장원급제길...예나 지금이나 시험은 무서운 것이여요~~ ㅎㅎ
이리 올라가면 괘방령~추풍령 구간이 시작되는 거지요???? 그 구간도 산길은 편하기 그지 없었읍니다.
6시간의 산행 후.....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괘방령 근처 송어횟집.....시원한 소맥 한잔으로 산행의 갈증을 달래며 오늘도 한 구간 무사히 산행한 나와 동료들의 노고를 칭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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