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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백두대간 44회차 : 좌석리~고치령~마구령~갈곳산~늦은목이~오전리 생달마을

2019.03.16

들 머 리 : 경북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

날 머 리 : 경북 봉화군 물야면 생달리

산행경로 : 좌석리~고치령~마구령~갈곳산~늦은목이~생달리

산행거리 : 17Km(대간거리 14Km + 접속거리 3Km )

산행시간 : 7시간 10분(휴계시간 포함)

 

 

긴 겨울이 지나고 춘삼월이 되어서야 멈추었던 대간 산행을 이어 갑니다.

오늘은 모처럼 청솔회 회원분들과 고치령~갈곳산~늦은목이 산행에 나섰읍니다..  그런데 걱정스럽게도 청솔회 회원들은 늦은목이를 지나 선달산~박달령까지 산행한다 합니다.  이 분들이야 워낙 발걸음이 빨라 도저히 따라갈수 없기에  나는 중간에 늦은목이로 탈출하기로 맘먹고 일단 출발 합니다.

 

 

 

 

 

 

 

 

 

 

 

 

 

 

오전 10시 좌석리에서 미리 예약한 트럭에 몸을 실었읍니다.  지금 이순간은 내 몸도 짐이기에..ㅎㅎ  좌석리에서 오늘 들머리인 고치령까지는 대략 5Km의 오름길 이기에 대부분의 대간꾼들이 이렇게 트럭을 임대??(010-2771-4544) 해서 이동을 하고 있읍니다. 경비는 1인당 2,000원으로 저렴합니다.

 

 

 

어제밤 이 지역엔 많은 눈이 내렸나 봅니다. 트럭을 타고 가는내내 눈 터널을 지나갑니다.. 뜻하지 않게 춘삼월에 눈산행을 하게 되었읍니다.  트럭은 구불구불 10여분을 달려 올라 갑니다. 작년 여름  소백산 비로봉~고치령 구간 산행이 생각납니다... 그때 날머리인 고치령에서 어떻게 걸어 내려갈까 고민하던 중 마침 영월에서 낚시하고 돌아가시던 노 부부의 트럭을 탓던 추억... 팔순 라이더의 터프한 드라이브를 잊을 수가 없읍니다..ㅎㅎ

 

 

 

길이 얼어 붙어 트럭이 더이상 오를수 없답니다....차에서 내려 눈쌓인 나뭇터널을 운치있게 걸어갑니다.  올 겨울엔 유난히 눈이 내리지 않아 서운했는데 오늘 그 서운함을 한방에 날려 보냅니다...차에서 내려 대략 500여 m를 걸어갑니다.

 

 

 

눈덮힌 고치령 정상석....작년 한 여름에 만나고 이번엔 한 겨울??에 만납니다...

 

 

 

눈에 쌓여 적막하고 고즈넉한 고치령 한쪽에 산령각이 자리하고...이 산령각의 주인은 단종과 금성대군입니다.  왕권찬탈의 무자비한 살육의 한스러운 주인공을 기리기 위해 후세들이 단종을 태백산 산신으로 금성대군을 소백산 산신으로 모셨다 하네요. 그리고 금성대군이 영월 창령포에 유배중이던 단종을 복위하고자 보냈던 밀사들이 왕래하던 길이 바로 이 고치령... 억울했던 임금과 숙부의 슬픈 역사를 뒤로 하고 길을 재촉합니다.

 

 

 

눈이 많이 내려 포근할줄 알았던 산길이 기온이 높아지니 눈이 등산화에 떡처럼 달라 붙습니다....의외로 힘든 산행이 예상됩니다.  미끄러져 굴러도,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직은 즐겁기만 한데.

 

 

 

오늘 산길은 조망이 없읍니다.. 하늘조차 구름이 짠뜩끼어 눈발도 가끔씩 날려주고....오직 앞 사람만 보고 걸어가야 하네요.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말수도 줄어들고....늘 하는 생각이지만...왜 이 힘든일을 할까??  ㅎ

 

 

 

헬기장일까요??? 그렇다면 마구령이 얼마 안남았단 말씀~~~ 힘을 내자...

 

 

 

 

 

 

 

마구령으로 가는 길은 급한 내림길입니다...몇 번을 미끄러져 구르고 굴러 드디어 마구령을 마주 합니다.

 

 

 

백두대간 마구령.....아무도 밟지않은 흰 눈속에 오롯히 서있는 정상석이 외로워 보입니다.

날은 점점 흐려지고 눈발도 거칠어 집니다...그래도 배는 고프니 쭈그리고 앉아 주먹밥을 씹어 넙깁니다...전쟁통도 아니구먼 밥먹는 모습은 난민이 따로 없읍니다....

 

 

 

 

 

 

 

 

고치령에서 마구령으로 내려오는 나들목...산방기간이군요...어쩐지 막아놨다 했더니... 오늘 불법산행을 한겁니다..이긍

그래도 우리 일행은 흡연자가 한명도 없읍니다...

 

 

 

점심을 먹고 혹시 산불감시원을 만날까봐 급히 자리를 떠났읍니다....늦은목이가 1.0km 남았다네요... 오늘 저의 산행이 얼마 남지 않았읍니다...

 

 

 

 

갈곳산 정상 이정표...그런데 늦은목이가 여전히 1km 남았답니다...이론!!!

 

 

 

마주보이는 거대한 덩치가 바로 선달산입니다....늦은목이에서 급경사로 올라야 합니다...나야뭐 오늘 갈곳이 아니기에 눈에 담아 갑니다..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의 하산점인 늦은목이에 도착.... 그런데 청솔회 회원 대부분이 여기서 탈출한답니다..아마 눈길에 체력이 많이 떨어지신듯...나야 반갑기 그지 없공..ㅎㅎ

 

 

 

 

 

 

 

 

 

 

 

10여분을 내려오면 생달마을을 만납니다...

 

 

 

멀리 멋진 능선을 바라보며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내려옵니다... 계곡에는 눈이 녹아 물이 졸졸흐르는 ASMR이 방송되고...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시골길 입니다.

 

 

 

 

한 시간여를 내려오면 대형버스 주차장이 나옵니다...하지만 오늘 청솔회의 날머리는 오전약수이기에 대략 2km를 더 걸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버스가 눈앞에 떠억~~~ 하긴 늦은목이로 내려온 회원이 많으니 데리러 오셨나 봅니다...기사님께 감사..

겨울을 보내느라 긴 산행을 몇 개월만에 하니 다리가 뻐근하니 쥐가 나기도 했읍니다.

그러함에도 예상치 못한 눈 산행과 초봄의 생달 마을의 시골길이 주는 포근함을 함께 느낀 멋진 산행이었읍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구간을 산행하기엔 좌석리~고치령 구간의 교통편이 걸림돌 이었는데 마침 청솔회 회원들과 일정이 맞아 무사히 대간 한 구간을 마무리 했읍니다.

다음에도 일정이 맞으면 또 신세를 져야 하겠읍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