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6.08
들 머 리 :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 육십령
날 머 리 :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 황점마을
산행경로 : 육십령~할미봉~삼자봉~서봉~남덕유산~월성재~삿갓봉~삿갓골재대피소~황점마을
산행거리 : 15.45Km(백두대간 10.65 Km + 삿갓봉 0.6Km + 접속구간 4.2Km)
산행시간 : 10시간(휴식시간 포함)
<사진을 더블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읍니다>
모처럼 아무 일정이 없는 토요일을 맞았읍니다. 산악회를 따라갈 것인지 아님 남은 백두대간 산행을 할것인지 몇 일을 생각했읍니다. 백두 산행을 하려면 혼자 운전하고 혼자 산행을 해야 하기에... 지난번 도래기재~석문동 구간에서 마주친 멧돼지와 뱀의 잔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산악회 산행 공지는 맘에 드는 곳이 없공....
고민끝에 남덕유산 구간 산행을 진행하기로 하고 거리와 기온을 고려해 무박 산행을 하기로 하고 22시경 집을 출발 했읍니다.
새벽 4시 20분.... 황점마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전날 예약한 택시에 몸을 실었읍니다(무주택시 : 010-4125-8772) 운임은 25,000원 정도인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추가로 5,000원을 더 지불했읍니다. 외지인은 알수 없는 지름길을 이용해 육십령 고개에 4시 40분에 도착을 했읍니다. 기사님도 떠나고 낮선길에 떨구어진 산객을 동네 개들이 열열히 환영을 해 줍니다.
어스름 여명에 쌓여있는 육십령 주차장....나처럼 산에 오를 사람이 타고온 차일까? 잠시 외로움에 젖어 들어 봅니다. 이게 뭐하는 건지...
신발끈을 조여매고 마음을 다져 먹습니다...내가 좋아서 하는일이니까...지금 이시간에 산에 오르면 멋진 운무가 반겨 줄지도 모르겠지요?? 계단을 올라 좌측으로 진행을 해야 합니다.
8Km만 가면 남덕유산....그런데 밤새 운전을 하느라 한숨 못자고,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을 걸렀는데 체력이 버텨줄지 의문입니다. 굶어도 안빠지는 뱃살...이럴때나 좀 나를 떠나주라!!!!
할미봉으로 향하는 완만한 산길을 걸으니 멀리 거창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옴니다...숲의 생명들도 잠들었는지 거친 내 숨소리만 숲길을 가득채우고...우려한 대로 쉽게 지쳐 갑니다.
한참동안 조망이 없는 숲길을 걷다 전망바위에 오르니 육십령 아래 마을이 아침 운무에 쌓여 있읍니다. 이런 평화롭고 신비한 풍경을 보고싶어 밤새 차를 몰고 달린지도 모르지요. 어제 비가 내렸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미세먼지에 찌든 근간의 산행을 되돌아 보면 오늘 산행은 청량함이 가득한 풍경을 보게 되리라 짐작합니다.
진안 방향 산하
오늘 함께 산행에 참석한 어안랜즈로 한컷...
멀리 좌측으로 백두대간 백운산과 우측으로 장안산의 모습이 보이고 바로 앞엔 백두대간 구시봉이 반갑게 마주보고 있읍니다.
장수 방향의 산하
전망바위를 지나 평범한 오름길을 오르다 보니 할미봉 아래 인터넷에 잘 알려진 밧줄 구간이 나옵니다.
할미봉 바로 아래 랜드마크인 암봉들...저 곳으로 가는 등로도 있읍니다만 오늘 나에겐 의미없는 길...
할미봉 도착..정상석 너머로 서봉과 남덕유산이 어서오라 손짓이라도 하는듯 나를 바라보고...
지나온 백두대간 줄기가 아침 여명속에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지고.
오늘 가야할 백두구간도 눈에 담아보고...
글쎄요...카메라가 아무리 발전을 한다해도 사람의 눈만큼 만족스러운 풍경을 느끼게 해 줄까요? 핸드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멋진 풍경을 기억해 둡니다.
배는 고프지만 일단 할미봉 인증샷을 찍어두고...집앞 편의점에서 사온 김밥으로 아침을...
신록의 푸르른 색깔이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줍니다...의사의 처방대로 홧병엔 등산이 최고인듯...서봉으로 향해가는 능선의 줄기를 눈으로 짐작해 봅니다. 초반엔 편안하다가 마지막에 다소 힘들것 같다는 생각..맞을까나???
할미봉을 뒤로하고 얼마 안가 대포바위 표지판을 만났읍니다. 오늘은 인연이 아니기에 통과
이 구간을 걷는 모든 이들의 블로그에 나오는 부서진 나무 사다리....나에게까지 그 모습을 보여주다니..반갑다고 해야하나?
중간 중간 발아래 산하의 모습이 보이고.
할미봉과 암봉을 뒤돌아도 보고...
갑자기 트랭글에서 등산뱃지 획득을 알려 줍니다....이곳이 삼자봉이랍니다. 경상남도 교육원으로 가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읍니다. 지난 겨울 남덕유산에 올랐다가 교육원으로 가는 길을 잘못들어 알바했던 기억이 납니다...그 곳이 어디인지 오늘 확인해 보렵니다.
서봉으로 가는 등로는 아직까지는 완만 합니다. 길 한가운데를 가로막고 서 있는 소나무. 지나가는 모든 산객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비주얼 입니다. 아마 관종나무가 아닐런지요. ㅎㅎㅎ
한참을 오르니 지난 겨울 교육원으로 내려간 곳을 만났읍니다...육십령과 남덕유산의 중간지점.....등산로 아님 팻말 뒤로 내려갔읍니다..계속 내려가면 인삼마을에 도착을 하더군요. 인삼마을에서 영각사 주차장까지 30분정도 걸어가야 하구요.
서봉과 남덕유산을 가장 가까이서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암봉에 도착...한동안 쉬어가며 숨을 고릅니다..오늘은 이래저래 힘이든 산행입니다.
통영~대전간 고속도로 일까요?? 잠잠하던 구름층이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
지나온 백두대간 마루금....볼수록 장대하고 마음이 시원해 집니다.
발 아래 있던 구름층이 점점 남덕유산으로 몰려들기 시작합니다...또 어떤 멋진 작품을 만들려는지...바람과 태양이 만드는 자연의 역작이 기대가 됩니다.
구름이 내 뒤를 쫏아오는듯 산 등성이로 몰려들고.
근 반년만에 서봉과 해후를 하고...
서봉 헬기장과 멀리 덕유산 주능선....그 중간에 삿갓봉이 보이고...
거창 방향의 산하..
장수방향..
멀리 덕유산 승마장??의 모습도 보이고.
오늘 산행은 체력이 저하되어 걸음이 느린것도 있지만 순간순간 만나는 풍경에 매료되어 사진찍느라 발길이 느려 지기도 합니다.
장대한 덕유능선....멀리 향적봉은 구름에 쌍여 보이질 않고 삿갓봉으로 가는 능선을 가름해 봅니다. 얼마나 진을 빼야 할지...
삿갓봉 정상에는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던데 안테나는 보이질 않고..아마 저기 움푹 들어간 능선이 월성재 이리라 짐작해 봅니다.
서봉에서의 사진놀이는 시간가는줄 모르고...오늘 걸어온 능선길을 찍어봅니다.
서봉을 출발해 한참의 내림길과 300여m의 오름길을 치고 올라오면 남덕유산 정상석과 만날 수 있읍니다. 물론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으니 안와도 무방하겠지만....작년 겨울엔 산객들로 붐비던 곳이 어째 오늘은 인적이 거의 없읍니다....남덕유산은 설산으로 유명하더니...쯥..
구름이 몰려들어 내가 가야할 능선을 덮쳐 버립니다...
남덕유산에서 한 시간 내림길을 걸어오면 월성재가 나옵니다. 작은 공터로 많은 산객들이 쉬고 있었읍니다.
월성재를 지나 유사 삿갓봉을 몇 개 지나다 보니 멀리 정상에 안테나가 보이는 진짜 삿갓봉이 보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면 월성재 출발 50여분후 삿갓봉 삼거리에 도착...배낭을 벗어놓고 달랑 몸만 올라 갑니다. 나중에 오다 보니 삿갓골재 대피소에서 오다가 삿갓봉으로 가는 또 다른 등로도 있었는데 거리는 100m 정도,,,
삿갓봉의 조망은 너무 멋집니다. 바로 앞에 무룡산과 멀리 향적봉까지 장대한 덕유능선이 보이고...
몸을 반대로 돌리면 오늘 걸어온 서봉과 남덕유산줄기가 보입니다..조기 보이는 뾰족한 작은 봉우리들이 지친 산객에세 삿갓봉이길 바라는 환상을 심어주었읍니다. 멀리서 보면 그리 높아 보이지도 않는데...
삿갓봉에서 900m를 내려오면 삿갓재 대피소를 만납니다...직원 한 분만 근무중...
밤새 운전을 하고, 끼니도 제데로 못먹고 진행한 산행....산행 거리를 생각하고, 더워지는 기온을 고려하고, 그리고 새벽이 주는 신비로운 풍경을 즐기기 위한 결정이었읍니다. 생각한대로 멋진 덕유풍광을 머리와 가슴에 각인한 좋은 산행이었읍니다.
이제 남은 백두 구간은 교통이 불편하거나 비탐구간이 대부분 입니다...
혼자하는 백두산행....교통, 멧돼지, 뱀.....날씨....내 건강등등...많은 난제가 있지만 모든게 잘 조화되길 바래 봅니다. 그중에 으뜸은 멧돼지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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