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9
들 머 리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백봉령 정상
날 머 리 : 강원도 동해시 삼화로 무릉계곡
산행구간 : 백봉령~원방재~상월산~이기령~갈미봉~고적대~연칠성령~무릉계곡
산행거리 : 24.5Km(백두대간 17.8Km + 접속구간 6.7Km)
산행시간 : 13시간 30분(산행시간 : 12시간 14분 + 휴식시간 : 1시간 16분)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전국적으로 창궐이 되나 봅니다. 알게 모르게 지난 반년간 일상이 소소히 변해 왔읍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었고, 각종 모임에 참석하기가 껄끄러워 졌읍니다. 나라에서는 사회적 격리라 하지만 노년의 외로움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합리화 시키는 변화가 아닐런지. 하지만 일부 집단에서는 나몰라라 집회와 모임을 버젓히 자행하는데 자기 주장만 하고 다른 이는 무시하는 그들에게 화가 나는걸 넘어서 증오의 마음마저 듭니다. 정작 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아마 본인들도 모르고 막연하게 광기에 집착하는듯 합니다. 함께 공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답답함을 털어 버리고자 스스로 산속으로 사회적 격리를 떠나 봅니다. 이번 산행은 백봉령~무릉계곡 입니다. 산행거리상 체력 소모가 커 차를 가지고 가기엔 무리 같아 대중 교통을 이용해 봅니다. 하지만 하루 2회 운행되던 백봉령 가는 버스(동해시~임계면)가 작년에 없어 졌답니다. 헐~~~~
▲ 청량리역~~ 11시 20분 동해로가는 누리로호를 타야 합니다. 시간이 늦긴 했지만 예전의 복잡함은 이젠 없읍니다.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감소겠지요...그리고 코로나.
▲ 그런데 예보에 없던 비가 내립니다. 혼자 하는 야간 산행에 비까지 온다면 산행을 취소 해야 하나? 기차는 이미 강원도에 들어섰는데. 걱정이 한가득 합니다.
▲ 04시 20분... 기차가 20분이나 연착을 했네요. 다행히 이곳은 비가 오지 않았읍니다. 동해역 맞은편 편의점 야외의자에 앉아서 캔커피 한잔을 마시며 일정을 정리해 봅니다. 이곳 분들도 임계행 버스의 존재를 모른답니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백봉령으로... 시외할증으로 택시비는 4만원이 나왔네요. 기사님이 전화번호와 박ㅋ스를 주시며 또 이용해 달라 하십니다. 예~~
▲ 동해역에서 30여분 꼬불꼬불 올라와 만나는 백봉령 정상석. 2016년 11월 17일에 만나고 4년 만의 조우 입니다. 뭔 백두대간을 4년씩이나 하는지....
▲ 오늘 일출시간은 5시 50분...멀리 동해바다가 붉어 지며 산길이 훤해지기 시작합니다. 해가 뜨는걸 보니 오늘 일기는 맑을 예정인가 봅니다.
▲ 웬걸... 바다 쪽에서 안개가 밀려와 온 산길을 가득 채웁니다. 뭐 비만 아니라면 뜨거운 햇살도 피하고 다행이지요. 하지만 갈길이 멀기에 살짝 걱정도 되고.
▲ 백봉령 들머리엔 가마니로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었읍니다. 약간의 오름이 지나면 산길은 적당하게 오르내리고 흙길마져 유순해 산길 적응에 무척이나 도움이 됩니다. 원방재까지 359Km.... 짖궂은 산객이 점을 떼었나 봅니다.
▲ 한참 산길을 오르다 보니 1022봉이란 표식을 만납니다. 집에와 검색을 해보니 아랑구렝은 이걸 만든 사람의 닉네임 이라네요. 산에관해 해박하고 열정이 남다른 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검증된 높이인가? 그리고 이곳은 작은 헬기장이 있었읍니다.
원방재로 향하던 중 가야할 경로에 커다란 봉우리가 보입니다. 혹시 상월산일까? 모든 산행에서 예상해 보는 희망사항이지만 항상 현실은 빗나가죠. ㅎㅎ
▲ 강원도 정선과 동해를 연결하는 고갯마루 원방재. 백봉령 도로가 만들어 지기 전까지 두 지방 사람들을 연결해주던 고갯길 입니다. 1022봉에서 부터 원방재까지는 계속 내리막 길 이었읍니다. 하산중 그동안 보았던 뱀중에 가장 큰 뱀과 조우를!!!! 서로 좋게 타협하고 각자 갈길을 갑니다. 휴~
▲ 다른 유명 산과 비교했을때 두타산 구간은 철제 계단이나 데크가 전혀 없읍니다. 관리를 안하는 건지 자연을 유지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오롯히 백두대간의 흙과 돌을 밟을수 있는 몇 안되는 구간 입니다. 뭐 힘은 좀 들지만 개인적으론 바람직 하다 생각합니다.
▲ 계단을 지나 계속되는 오르막 길.. 그런데 선답자의 블로그에서 봤던 상월산의 모습이 보입니다. 앗싸~~
▲ 잠시 조망이 트입니다. 싱그러운 신록과 푸르른 하늘 그리고 뭉게구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풍광입니다.
▲ 가운데 깊은 계곡이 원방재 입니다. 산이 높으니 계곡이 깊다는 말을 눈으로 보는 현장입니다. 저렇게 숲이 깊으니 뱀도 우람하게 자라나 봅니다.
트랭글에서 상월산 뱃지 취득을 축하해 줍니다... 그런데 정상 표시는 보이질않고 멋진 나무와 의자만 있네요. 몇 번을 찾아 봐도 정상 표시는 없고.... 찝찝하게 길을 출발 합니다.
멀리 발아래 이기동 마을이 보입니다. 정말 강원도 오지의 청정 마을로 보입니다.
아니 그런데 아까 봤던 모습과 유사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 집니다. 도데체 어디가 상월산이란 말인가?
그러나 이 봉우리도 상월산은 아닌듯. 정상표시가 없읍니다. 다만 멋진 풍광만 있을 뿐.
멀리 평화로워 보이는 동해바다가 보이고.. 날은 다시 맑아져 햇살은 쨍쨍 합니다. 더위와의 싸움 입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멀리 파해쳐져 속살을 보이는 자병산이 빼꼼히 보입니다. 꽤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저곳이 백봉령인 거죠? 갈길은 늘 멀어 보이는데 온 길은 왜 이리 짧아 보일까??
헐... 앞에 헬기장이 나타나더니 상월산 정상 표시가 떡 하니..... 뭔 일인지. 트랭글은 아까 왜 배지를 주었을까? 어무튼 원방재에서 보았던 커다란 봉우리는 상월산이 아니었고 그 봉우리를 지나서도 한참 가야 한다는 거....
이기령엔 넓은 평상이 자리하고 있어 지친 산객이 휴식을 취할 수 있읍니다.
이기령으로 부터는 침엽수가 극상을 이루고 활엽수가 죽어가는 지역을 지나 갑니다. 덕분에 그늘 하나 없이 온 햇살을 받으며 산길을 올라야 합니다.
더욱이 죽은 나무를 실어 나르기 위한 임도 일까요? 경로를 가로 질러 대간길을 끊어 버렸네요. 에구~~저기 앞에 보이는 시그널을 쫏아 길을 이어갑니다.
가야할 길을 바라 봅니다. 고적대는 어디멘고??
혹시 갈미봉인가?? 또 헛된 기대를 갖아 봅니다.
예상했던 갈미봉 맞고요~~ 더워서 그런지 체력 소모가 급격합니다...
갈미봉을 지나 고적대를 향해 갑니다. 경로 왼쪽으로 구름에 가려진 봉우리가 보입니다. 청옥산이지요. 그리고 오른쪽으로 내려선 능선끝이 오늘의 하산점인 연칠성령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은 이 지점이 백봉령에서 대략 15Km 지점으로 백두대간 산행은 거의 끝나 가는데(접속구간 제외) 체력에 더위가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읍니다.
전망바위에 걸터앉아 장엄하게 펼쳐진 두타산~청옥산의 백두마루금을 감상해 봅니다. 댓재에서 청옥산 까지의 등로는 그닥 힘들지 않았던것 같은데 오늘은 그 동안 늙었는지 무척 힘이 드는 군요.
다시 길을 출발합니다. 구름은 점점 산으로 몰려 드는데.
습한 고지대에서 서식하는 여러해 살이 풀인 바위떡풀과 꽃. 지친 발걸을 멈추게 합니다.
점점 많은 구름이 산 정상으로 몰려 옵니다. 설마 비구름이 되는건 아니겠지요? 혼자 하는 산행인지라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걱정이 밀려 옵니다.
어느 산이던 이름 모를 버섯이 많이 자생을 하지만 오늘 걷는 이 산길은 다양한 색상의 버섯들이 자라고 있읍니다. 푸른 단일색의 숲길에서 단연 빛을 발산하는 자태 입니다.
드디어 고적대 삼거리에 도착. 조난사고 다발 지역이면 출입을 금해야 되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멀리 동해바다와 동해시 그리고 두타산 배틀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정말 신선이 살만한 멋진 풍경입니다.
그동안 산행을 하면서 지자체가 작위적으로 명명한 이름이나 설명에 별 동감을 못느꼈지만 오늘은 정말 신선이 살았을 거라 믿어지는 멋진 풍광에 잠시 내 모습도 남겨가 봅니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고적대에서 대략 700여m 떨어진 지점에 망군대가 있읍니다.
이곳이 만경대 전망바위 인데 구름이 온 계곡에 가득해 아무것도 보이질 않네요. 무릉계곡은 구름인듯 안개인듯 온통 뿌옇게 보입니다.
드디어 연칠성령 도착.... 예전엔 세명이 왔는었데 오늘은 혼자 입니다. 잠시 쉬며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몇 분 사이에 이곳까지 구름이 몰려 들었네요. 덕분에 빛내림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어디선가 진짜 산신령이 나올듯한 풍경입니다. 비 예보는 없었는데 하도 구라가 심한 구라청이기에 안심이 안됩니다.. 더군다나 오늘 하산길인 연칠성령은 계곡산행에다가 산객이 드물어 길이 희미한게 특징 입니다. 만일 비라도 오면 혼자 산행이라 위험할지도 모르지요. 비가오면 댓재로 하산 하라는데 그러기엔 이미 체력이 바닥...영낙없이 조난을 당할 위기 입니다. 서둘러 출발해야 합니다.
험준한 내림길을 내려오니 칠성폭포?? 가 보입니다. 헌데 후두둑 빗줄기가 내리네요. 문제는 산중이라 어둠이 빨리 내린다는것. 시간상 네시 반인데 어둑어둑 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장마에 산길이 뒤죽박죽이 된듯 한데. 아니나 길을 헤메기 시작합니다. 어찌어찌 신선봉을 넘어 두타산 정규 등로에 합류 했지만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삼화사를 통과하니 6시 30분. 대중교통은 끊기고 인천에 가려면 7시 기차를 타야 하는데 막막합니다. 아침에 이용한 택시 기사님께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읍니다. 일 끝내고 쉬고 계시는데 와 주신다네요. 7시 기차는 놓치고 다음 기차는 청량리에 가면 전철이 끝나는 상황. 하는수 없이 기사님이 추천해 주는 찜질방으로 향했읍니다. 그래 서두르지 말고 돌아가자...하지만 찜질방 사장님이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네요... 아무 생각없이 인천요~~~~ 이용이 안된답니다. 서울 경기 인천 여행객은 코로나 위험지역이기에 입장불가..하는수 없이 동해역으로 가서 마지막 기차에 몸을 실고 청량리에 도착 택시로 인천으로 귀가...참으로 멋지고 힘들고 황당한 산행길 이었읍니다. 연칠성령 등로는 정말 비추 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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