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30
들 머 리 : 전북 남원시 아영면 성리 복성이재
날 머 리 : 전북 남원시 운봉읍 황산로 여원재
산행경로 : 복성이재~아막성산~새맥이재~사치재~유치삼거리~매요마을~고남산~방아치~여원재
산행거리 : 21.0Km(대간거리 21.0Km + 접속거리 0Km)
산행시간 : 8시간 52(행시간 8시간 35+ 휴식시간 17분)
▲ 한가위 같지 않은 한가위 입니다. 가뜩이나 차례를 지내지 않아 음식할 일도 없던 차에 코로나로 인하여 서로 눈치만 보고 있읍니다. 이럴땐 알아서 집을 나서주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듯 합니다. ㅎㅎ 백두대간 남은 구간중 복성이제~여원재 구간을 나서 봅니다. 이 구간은 예전에 노치마을 ~ 여원재 ~고남산 ~ 매요리 구간 산행중 여원재에서 등로를 찾지 못하여 완주하지 못했었읍니다. 그때 남은 구간인 여원재 ~ 매요리 구간을 합쳐 20여 Km의 대간길을 걸어야 합니다. 산행전 자차로 갈까 고민도 했지만 동서울 터미널에서 인월로 간 후 택시(인월택시 010-3680-2088, 새벽 운행비 30,000원)로 복성이재로 가는 편이 경비면이나 피로도 면에서 낳을 듯 합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11시 59분 백무동행 막차에 몸을 싣고 인월에 새벽 3시 30분에 도착 했읍니다.
▲ 28명 승객 중 함양에서 몇 명 내리고 인월에선 나 혼자 하차.... 나머지 인원들은 백무동~천왕봉 산행을 나서나 봅니다. 을씨년 스러운 낮선 곳, 가로등만이 비추는 길위에 서서 택시를 기다립니다. 피부에 와 닿는 가을 바람의 싸늘함을 느끼며 오늘도 왜 이 시간에 이 곳에 있는지 후회가 들기도 하네요. 백두대간 산행이 마무리 될 듯 해서 그럴까요? 새벽 야간 산행도 꽤가 납니다.
▲ 대간꾼들에겐 제법 알려지신 기사님 이십니다. 바로 들머리로 갈 수 있게 차를 딱 세워 주십니다. ㅎㅎ 원래는 길 건너 복성이재 정상석도 찍고 싶었는데 떠 밀리듯 숲으로 발길을 옮겼읍니다.
▲ 저기 대간 리본이 보입니다....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다 보니 이곳에서 제법 알바를 많이 하는듯... 들머리에서 대략 10여m 지난 점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조심한다 했는데 본인 또한 좋은 길을 따라 직진....마을로 향할뻔 했읍니다.
▲ 산행 시작 10분 이내에 모든게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중에 방향도 모르는 상황에서 알바를 하면 대책이 없을 듯 합니다. 이 이정표를 만나면 대간길에 제대로 들어왔음을 의미 합니다.
▲ 오늘 일출 시간은 6시 20분... 비탐 구간도 아니기에 여유있게 6시쯤 산행을 해보고도 싶었으나 편의점에서 두 시간 이상 죽칠 재주가 없어 걍 바로 산길을 나섰읍니다. 복성이재에서 1.2Km를 오는 동안 여러 차례 길을 놓치곤 했읍니다. 이 지역이 고도도 낮고 마을이 가까이 있어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산길하고 헷갈린겁니다. 산행을 마쳐 보니 전반적으로 무덤이 많이 있었읍니다. 그 무덤들 때문에 산행과 관계없는 길들이 많이 만들어 졌겠지요.
▲ 아막성산 오르는 길에 만난 너덜 바위들... 산성을 만들때 사용되었던 돌들 이겠지요?
▲ 칡흑같은 어둠때문에 보이는게 없던 산길에서 선답자들의 글에서 보았던 돌탑을 만났읍니다.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와중에 땅바닥에 새맥이재 명찰이 보입니다. 장수군 번암면 논곡리에 위치한 작은 안부 입니다.
▲ 그래도 시간은 흘러 여명이 밝아 오면서 발 아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멀리 지리산 능선의 모습과 백두대간 수정봉 그리고 여원재 방향이 보입니다.
▲ 오늘 걸어가는 백두대간은 그닥 내노라 할만한 풍광은 없읍니다만 그래도 싱그러운 아침 햇살에 위용을 드러낸 산의 모습은 멋지기만 합니다. 노치 마을 부터 복성이재 그리고 봉황산을 지나 육십령까지의 산길은 유순한 육산의 길 입니다. 아마 지리산 혹은 덕유산의 힘든 산행에 지친 산객들에게 주는 휴식 구간이 아닐런지요.
▲ 시그널 사이로 고남산의 모습도 한번 찍어보고... 복성이재부터 사치재까지의 등로는 오르내림은 심하지 않은 평온한 산길 이었지만 대간길과 상관없는 샛길들로 인해 우왕좌왕하는 산길 이었읍니다. 물론 홀로하는 야간 산행 이었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헷갈리는 산길 이었읍니다.
▲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도 지나고..
▲ 잡목덩굴 사이에 철모르는?? 철쭉이 한송이 피었읍니다. 복성이재에서 이곳까지 군데군데 철쭉나무 터널이 있었는데.... 5월이면 만날 철쭉이 추석부터 피어있다니.
▲ 사치재로 가는 철계단을 내려갑니다. 사치재 아래로는 광주-대구고속도로가 지나 갑니다. 선답자들의 대간기를 읽어보면 고속도로의 공사로 인하여 전 대간 구간중 아마 사치재의 변화모습이 가장 다이나믹 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 사치재는 모래언덕 이란 뜻이랍니다. 이곳 사치재를 지난다는 것은 장수군에서 남원으로 넘어간다는 의미 이지요. 옛 88 고속국도는 터널 없이 이 길을 지났지만 백두대간 사치재 터널을 만들고 광주-대구 고속도로가 되었다 합니다.
▲ 아침을 맞이하는 지리산 휴계소 부근의 모습입니다. 휴게소는 이곳에서 500m 떨어져 있다는데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가 야간 영업을 안하기에 불이 꺼져 있었나 오는 동안 어두워 보질 못했읍니다. 추석 전날인 오늘, 예전 같으면 귀성차량으로 붐볐을 텐데...우리나라 경제가 텅 비어가는 듯 해서 안타깝습니다.
▲ 벌노랑이(다시 만날때 까지)
▲ 사치재를 지나 고남산으로 가는 들머리... 이곳에서 여원재에서 오는 산객을 한 분 조우...나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ㅎㅎ.
▲ 이곳 들머리엔 유독 물봉선(나를건드리지 마세요)이 만개해 있읍니다.
▲ 산길 한켠엔 그 동안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을 퇴역 이정목이 자리 하네요. 수많은 산객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었을 이정목에게 수고의 박수를 보냅니다.
▲ 평온한 흙길에 갑자기 공기같은 바위들이 길을 떡하니 막고 있읍니다. 심심하던 차에 한 컷.
▲ 작은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왼쪽엔 민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멀리 대간 시그널이 있는 곳에서 임도는 끝이나며 산길이 왼쪽으로 이어집니다.
▲ 가막살나무(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 잠시 흙길이 끊어지며 이끼낀 너널길이 나옵니다.
▲ 아마 지도상 사치 마을과 매요리 마을 방향이 아닐까요?
▲ 본격적으로 해가 세상을 비추어 주고, 멀리 고남산도 더욱 선명하게 자신을 어필하고 있읍니다. 고남산까지만 가면 오늘의 대간길은 쉽게 끝나리란 생각이 들었읍니다만..... 모든 대간길의 마지막 심술은 여전 했읍니다. 사실 대간길이 문제가 아니라 걸어가는 사람의 체력이 문제인 것이지요.
▲ 차량 한대 지나지 않는 고속도로.... 막힐땐 답답하고 짜증스러워 보였건만 오늘은 처량해 보이기 조차 합니다. 경재가 활발히 재생되어 차라리 막히는 길이 되길 바래 봅니다.
▲ 산초나무
▲ 미국자리공(미인, 잴수없는 사랑)
▲ 독활(애절,희생)
▲ 유치 삼거리에 도착했읍니다.
▲ 이곳이 동학농민 혁명이 일어난 역사적 장소인가 봅니다.
▲ 이제 매요 마을을 찾아 포장길을 따라 직진하면 됩니다.
▲ 잠시 도로 옆에서 남들 다하는 거울아 거울아 놀이도 해봅니다. 오늘 대간길은 길지만 등로가 어렵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있읍니다. 시간적 여유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차 시간을 말합니다. 두 시 전까지 여원재에 도착하면 남원까지 가는 일반 버스를 이용할 수 있읍니다.
▲ 멀리 성삼재에서 바래봉으로 향하는 지리산 서북능선이 보입니다.
▲ 찻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길 우측에 무덤군이 보입니다. 그 곳으로 대간길을 진행해야 하는 듯 한데 사유지 이기도 하고 오는 내내 많은 무덤들을 마추쳤기에 그냥 도로길로 진행했읍니다.
▲ 평온한 매요교회도 지나갑니다.
▲ 백두대간 길이 마을을 관통하는 몇 안되는 마을 중 한 곳인 매요마을... 그 중에서도 가장 핫한 랜드마크인 매요 휴게소를 지나 갑니다. 시간도 이르기에 할머니 모습은 보이질 않지만 문 옆에 기대 놓은 지팡이의 존재로 잘 계시리라 생각만 해 봅니다.
▲ 매요 마을을 설명하는 마을 유래비석이 몇일 전인 26일에 제막이 되었네요? 그리고 눈에 익은 정자... 저 곳에서 함께 막걸리를 마셨던 옛 동료 산객들이 생각이 납니다. 여원재에서 길을 못찾아 버스로 이곳에서 산행에 성공한 몇몇 동료들을 기다렸던 곳인데. 인원이 차지 않아 산악회 백두산행팀은 해체가 되었고...
▲ 매요리 마을회관.... 백두대간 대장정이라 광고를 하며 대 여섯명의 장정들이 산행을 준비 합니다. 저를 지나치지 않은것으로 보아 복성이재로 간듯. 산길은 마을을 지나야 하기에 트럭 방향으로 진행.
▲ 매요길 57-4라 표시된 담길을 지나고..
▲ 마을은 한적하고 평화롭습니다... 대청에 매달린 마늘과 옥수수들이 정겨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네요.
▲ 마을길을 따라 걸으면 자연스레 지나치는 늘 공사중인? 집을 지나고 산으로 오르게 됩니다.
▲ 매요 마을에서 고남산으로 오르는 산길 5Km는 완만한 오름길 이었읍니다. 적당한 오르 내림이 반복되던 산길은 통신소로 향하는 포장 임도와 만나게 됩니다.
▲ 포장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오르면 다시 산으로 오르는 등로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 짧은 산길을 오르면 가시 포장 도로와 만나게 되고 산길은 오른쪽으로 가야 합니다. 표식은 없지만 아마 이곳이 통안재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주홍서나물(가을여인)
▲ 주름조개풀(허무한 삶)
▲ 통신소로 가는 포장임도가 U자형 이기에 대간길이 군데 군데 끊어진 것이지요. 산길이 귀찮으면 포장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와도 되겠지만 그 만큼 거리는 길어지는 거고...
▲ 마지막 이정표....이제 고남산 정상을 만나러 갑니다.
▲ 천낭성 과실체가 무거워 줄기가 뿌러졌읍니다. 가을이 익어가는 무게가 너무 무거웠나 봅니다.
▲ 반면에 삿갓나물 과실체는 머리를 바짝 쳐들고
▲ 드디어 만난 고남산 정상석... 정상은 잡풀과 잡목으로 조망은 없읍니다.
▲ 무슨 심령사진 같네요... 혼자 놀기의 단점 입니다.
▲ 그래도 정상석을 밟고 올라서 지리산 능선을 바라봅니다.
▲ 정상석을 지나 좀더 오르면? 산불 감시 초소와 설명판이 나옵니다. 정상석은 정상이 아닌거지요. 그냥 표지석일 뿐.
▲ 처음 오른 고남산 이기에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게 당연 하지만 그래도 어찌 지리산은 못 알아 보겠읍니까. 바로 눈앞에 백두대간 마루금인 수정봉과 갓바위봉, 정령치 라인이 보이고... 그 뒤로 지리산 서북능선 그리고 사진 가운데 제일 뒤에 우뚝 속은 반야봉의 모습도 보입니다. 발 아래 마을들이 지리산에 포근히 안겨 자리해 보이고.
▲ 이제 하산을 시작해야지요. 지형이 험한 곳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읍니다.
▲ 동학혁명 전투에서 농민군이 폐퇴했던 방아치를 지납니다. 고남산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부드러운 내리막 길 이었읍니다. 오늘 산행에서는 산객 7명, 고라니 한 마리, 오소리? 한마리 그리고 뱀 한마리를 만났읍니다. 다행이 이곳은 지대가 낮고 인적이 많아서 인지 멧선생의 산길 공사는 없었는데....
▲ 산길이 헷갈린다면 가급적 마을 방향으로 가지 않는게 옳은 듯 합니다. 마을과 멀어지는 산길을 택하면 무난히 대간길을 이어갈수 있으듯 합니다. 예전에 헤멧던 경험상 마을길과 농로가 혼재되어 있기에 오히려 더 헷갈리더군요. 산길을 걷다 보면 작은 임도와 만나게 되는데 왼쪽으로 가면 됩니다.
▲ 발길을 왼쪽으로 돌리자 마자 장동마을에 들어 섭니다. 대간길에서 흔히 보게되는 장동마을의 랜드마크 빨간 담장과 파란 지붕.
▲ 지나온 고남산을 한번 돌아보고...
▲ 마을길 어디서나 보이는 빨간 담장과 파란 지붕.... 저 곳만 찾으면 쉽게 산길을 이어갈 수 있는데 그 때는 왜 저 곳을 못 보았을까요. 늘 느끼는 거지만 산길을 거부 당할땐 눈에 뭐가 가려진듯 합니다. 그 날 산이 우리 일행을 거부한 거지요 뭐.
▲ 반가운 수정봉 가는 입구..
▲ 오늘의 날머리입니다... 대간 산행을 많이들 안해서 일까요? 잡풀만이 무성한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 지자체에서도 관리를 잘 해주고 뜸해지면 그냥 방치해서 흉물로 만들어 버리고. 모든게 인생과 유사 합니다. 나이드니 찾는이도 없고 관리도 안되고 ㅋㅋㅋ.
▲ 여원재에 있는 버스 정류장... 13시 10분에 남원역 가는 버스가 온답니다. ±5분의 오차를 이해해 달라고 친절하게 쓰여있읍니다. 안내판에서 ± 표시는 처음 보는듯 한데. 40여분 정도 차를 타니 남원역에 도착..온도 재고 핸드폰 앱으로 승차표 구매하고.. 코로나로 인하여 철도청에서는 혼자 앉아 가도록 한쪽 라인을 매진으로 해 놓았읍니다. 입석은 아예 없고요. 편하기야 하지만 그 만큼 손해가 날텐데.... 대합실 매점 아줌마가 심심했는지 장사가 안된다고 푸념을 하며 말을 걸어 옵니다. 어딜가나 구석구석 코로나로 일상이 잠식되고 있읍니다.
망설임으로 출발하기가 어렵지만 오늘도 혼자 새벽 산길을 뚫고 백두산행 한 구간을 무사히 마쳤읍니다. 오늘 산 길은 21Km 정도 였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고 유순하기에 9시간여 만에 산행을 마칠 수 있었읍니다. 산길이 험했다면 아마 차를 가지고 와서 여유있는 산행을 계획 했겠지만. 반면에 주민들의 접근이 수월하고 무덤들이 많아 의외의 산길들이 조성되어 있기에 자칫 대간길을 놓치기 쉬운 단점도 있는 구간 이기도 했읍니다. 또 하나 여원재 부근의 장동마을을 지날 때에는 가급적 마을쪽으로 난 산길은 피하고 빨간 담벼락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아니면 여원재에서 포장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바로 빨간 담벼락 앞에 이르게 됩니다.
이제 조침령~점봉산 구간과 음정~천왕봉 구간만이 남았읍니다. 점봉산 구간은 1박 2일로 할 생각입니다. 왠지 정말 왠지 진동 삼거리에서 시작될 야간 산행이 선뜻 맘에 와 닿지를 않습니다. 여유있게 진동삼거리~단목령, 설피밭에서 1박후 단목령~조침령~오색으로 계획 중 입니다. 마지막 지리산 구간은 이번 처럼 버스를 이용하면 될 듯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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