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8
들 머 리 : 경남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로 백무동 탐방지원센터
날 머 리 :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대로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산행거리 : 17.4Km(접속거리 : 11.9Km + 대간거리 : 5.5Km)
산행시간 : 9시간 22분(산행시간 : 8시간 35분 + 휴식시간 : 47분)
▲ 지난번 복성이재~여원재 구간에 이어 오늘은 백무동~천왕봉~중산리 산행 입니다. 원래는 음정에서 벽소령으로 올라야 하지만 아무리 인천에서 접속경로를 찾아봐도 음정으로 가는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읍니다. 불행히도 대략 6Km의 대간길(벽소령~세석)을 빼먹고 산행을 해야 합니다. 언젠가 마음이 동하면 음정~벽소령~세석평전~백무동(한신계곡)을 놀러와야 합니다. 지리산 종주를 두 번이나 했으니까 뭐~~ 라고 스스로 위안도 하며 동서울 터미널에서 11시59분 막차를 타고 새벽 03시 30분이 백무동에 도착. 산객이 14명 입니다만 불행히도 모두 장터목으로 오르나 봅니다. 왜냐면 아무도 한신계곡쪽으로는 안왔으니까!!!!
▲ 백무교를 지나며
▲ 혹시나 세석쪽으로 길을 잡는 일행이 있을까 하고 기다려 보지만 전부 좌회전..... 대부분 나이든 여성분들 이거나 나이 지긋한 커플들이기에 그려려니 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나중에 장터목에서 몇 분을 만났는데 그제서야 올라온 거라고 하더군요.
▲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세석길 입구... 혹시나 일행이 있을까 기대했기 때문 이었을까요? 아무도 같이 안가니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월동 준비 하는 곰님이나 만나면 어쩌지? ㅎㅎ 계곡을 흘러가는 물소리 조차 유독 크게 들리는 밤길 입니다.
▲ 첫나들이 폭포를 지납니다. 보이지는 않고 우렁찬 물소리로 감상을 합니다. 이제부터 전화기도 불통 입니다. 이제 두 발과 해드랜턴 만이 나를 지키는 겁니다.
▲ 그래도 혹시나 하고 랜턴을 최대로 밝게 하고 계곡을 찍어 봤는데 으쩨 음산하니 겁이 나네요. 이 후론 걍 산길만 쭉 따라갔다는.
▲ 누군가 한신폭포라고 돌에 각인을 해 놨읍니다. 세상에는 남모를 열정이 많은 사람들이 존재 합니다. 물론 그들 덕에 도움을 받는 이들도 있구요.
▲ 한신폭포 이후 등로는 난이도 상의 오름길입니다. 백무동에서 세석 사거리까지 4시간 30분 예상했는데 얼마나 곰을 만날까 두려웠으면 3시간 만에 올라 왔읍니다. 장하다~~~~~ 덕분에 체력이 소진해서 이 이후로는 패잔병 모드로 산길을 갈 수 밖엔. 그런데 온통 안개가 자욱해서 세석 대피소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젠장 힘들게 왔으니 멋진 풍경좀 보여 주지~~심통이 납니다.
▲ 세석 대피소에 들러 아침을 먹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코로나로 대피소 이용도 불가하기에 산객의 온기를 느낄수 없을것 같아 발길을 촛대봉으로 향했읍니다.
▲ 안개낀 산길...철지난 산오이가 하늘거리며 아는체를 하는 듯하고... 오랜만에 재회한 지리산 종주길이 반갑기만 합니다. 언제나 혼자 걷는 산길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같이 걷고 싶기도 합니다. 사람을 피하는 건 아닌데 산길에 대한 생각이 다른건 아닌지...기껏 산악회도 가입했더니 코로나로 올 스톱.... 팔자려니 하는 수 밖엔.
▲ 촛대봉 가는길...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바람이 갑자기 불어 오면서 천왕봉쪽 하늘이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들기 시작 합니다. 우와 고산지대의 일기 변화는 정말 드라마틱 합니다... 서둘러 바람막이를 꺼내 입는데 혼자임에도 얼마나 추위에 놀랐는지 방언이 터집니다.
▲ 아무리 추워도 촛대봉엔 올라가 봐야죠.... 혹시 뭐라도 보일까 해서..ㅎㅎ
▲ 우와~~ 천왕봉쪽에서 구름덩어리가 바람에 날려오듯 몰려 옵니다. 바람 덕분에 시계가 맑아 지면서 지리산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네요.
▲ 정말 순식간의 일입니다. 누군가가 이 일에 관여했다면 그는 신일 겁니다. 장막이 걷히듯 안개는 사라지고 거대한 운무들이 천왕봉 쪽에서 밀려옵니다. 안개는 아마 구름을 몰고오는 척후병이었나 봅니다.
▲ 지구과학 선생님을 모셔와야 할 듯.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ㅎㅎ 세석평전에도 구름이 밀려 듭니다. 싱그러운 지리산의 줄기들이 반갑기만 합니다.
▲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든 천왕봉의 머리위에 구름이 덮치고 있는 모습.... 운무를 걷는 산길이 처음은 아니지만 오늘은 그 변화가 드라마틱 하기에 놀랍기만 합니다. 산길이 힘들것 같아서 DSLR 카메라를 안 가져온게 너무 후회됩니다.
▲ 단풍에 물들어 가는 조용한 산길을 걸어가며.
▲ 저 멀리 산아래 섬진강 줄기도 아침 햇살에 빛이나고...
▲ 돌아본 촛대봉... 단풍이 제법 많이 올라왔읍니다.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 그리고 흰 뭉게구름... 자연이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을 받고가는 산행 입니다. 새벽부터 곰님에 대한 공포를 뿌리치고 올라온 보상을 받는 듯.
▲ 길게 나열된 백두마루금 지리산 능선.... 멀리 반야봉이 지긋하게 산객을 바라보는 듯 하기도 하고.
▲ 멀리 천왕봉을 바라보며....
▲ 산길에 집중하랴 변하는 구름 모양 구경하랴 바쁨니다.
▲산길내내 회잎나무 열매가 별처럼 열려 있읍니다.
▲ 산아래 마을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마을에서 올려다 보는 지리산의 모습은 어떨까요?
▲ 연하선경을 알현할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을 했읍니다. 사진에 바람이 표현할 수 없는게 아쉽네요. ㅎㅎ 꼭 보고 싶었던 연하선경을 올해는 고맙게도 붉은 단풍과 함께 맞이합니다. 이 멋진 풍광을 혼자 본다는게 아쉽기도 하지만 반대로 독점하는 기쁨도 있읍니다.
▲ 우잉??? 움직임이 있길래 줌인 했더니 산객이 한 분 걸어갑니다. 어디서 나왔지???? 분명 백무동에서 내 앞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의문의 산객은 아랑곳 없이 갈길만 가고..
▲ 정말 변화 무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 신선인양 저 길을 걸어서 구름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 사실 세석에서 아침을 먹지 않은 이유는 이곳에서 신선인양 자리하고 먹고 싶었는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게 강합니다. 꿈이 사라지는 시간... 밥먹으러 얼른 장터목으로 향합니다.
▲ 연하봉을 지납니다.
▲ 천왕봉아래 계곡에 장터목 산장이 기다리고 있읍니다.
▲ 반가운 장터목산장... 코로나-19 때문에 산장 이용이 않됩니다. 예전같으면 산객들로 붐볐을 산장데크가 텅 비었네요. 이런 한가한 풍경을 늘 원했는데 코로나에게 감사해야 할까요?
▲ 자~~ 산상의 만찬을 시작할 시간 입니다. 산객도 없지만 의자에도 거리두기를 실시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읍니다. 자리에 앉아 김밥 한줄과 콜라 작으거 한병을 꺼네어 우겨 넣어 봅니다...ㅋㅋㅋ
▲ 배도 채웠겠다 몸이 더 쉬어가자 하지만 차 시간 때문에 서둘러 천왕봉으로 갑니다. 좌측은 백무동으로 우측은 중산리로 가는 길 입니다. 나는 직진~~~
▲ 천왕봉 정상아래 칠선계곡으로 가는 들머리.... 예약제로 운영이 되고 있읍니다. 국공들과 함께 내려적이 있는데 한번 따라갔다가 힘들어 죽는줄 알았네요... 그 때나 지금이나 저질 체력은 여전 합니다.
▲ 천왕봉을 꽤 오랫만에 왔나 봅니다. 전엔 없던 철계단도 생기고...
▲ 천왕봉 정상석과의 조우....
▲ 멀리 반야봉이 구름을 뚫고 얼굴을 보이고 그 사이에 백두마루금이 반갑게 일렬로 도열해 있읍니다. 구름이 나열되어 있는 구간이 바로 백두마루금 입니다.
▲ 구름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적은 오늘이 처음 입니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구름위로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입니다. 여기서 몸만 날리면 손오공의 권두운을 탈 수 있는 건가요? 난 중량초과로 걍 땅으로 떨어지것죠 뭐...ㅋ
▲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지난 추억을 회상해 봅니다. 아직까진 생각한 대로 산행할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한게 다행이고 세월이 흘러도 내 의지대로 산행을 이어갈 수 있기를 지리신령님께 기대어 봅니다.
▲ 산객에게 인증샷을 부탁해 봅니다. 머리 뒤에 달도 떠 있네요... 산.. 구름...해...달.... 자연의 모든 것과 함께한 산행이었군요. 하산 전에 다시한번 건강과 현명한 나이든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것을 다짐해 봅니다.
▲ 법계사 방향으로 하산.
▲ 하산 해야할 중산리가 보입니다. 차시간에 맟추어 집에 가려면 열심히 내려가야 합니다만 시간이 조금 애매 하네요.
▲ 내려온 길을 당겨 찍어 봅니다.
▲ 천왕봉도 다시한번 돌아보고..
▲ 자연의 신비이죠??? 나보다 균형감각이 더 좋은듯 하네요.
▲ 법계사를 지나 갑니다.
▲ 수도꼭지로 물이 나오게 되어 있는데 고장이 났네요....
▲ 통천문을 통과.... 중산리 탐방센터에서 중산리 버스 정류장까지도 꽤 걸어야 합니다.... 끝났다고 끝난게 아닌 산행길 입니다...
▲ 아쉬움에 천왕봉을 다시 올려다 보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산행모드 종료.... 버스 시간을 알아봐야 합니다.
▲ 중산리 정류소의 모습입니다..... 유리창에 이런 저런 안내글이 있지만 정작 중요한 승차권 구입에대한 안내는 전혀 없읍니다. 늘 이용하는 사람이야 상관 없지만 처음온 사람은 좀 황당합니다... 왜??? 우린 승차카드만 사용하니까....ㅋㅋㅋ 버스를 이용하려면 지리산 1915m편의점(편의점 이름입니다) 바로 옆에 발권기계가 있으니 차분히 읽으며 발권하시면 됩니다. 잘못함 차도 못할뻔 했읍니다요... 그리고 코로나로 인하여 차량운행이 대폭 단축이 되었읍니다. 지역차량 시간과 고속버스 이용시간이 서로 달라 곤란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네요. 지난번 두타산 산행에서도 그렇듯이 오늘도 시간대가 맞지 않아 상당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했읍니다. 하산은 1시 40분에 완료 했는데 진주에서 인천행 차를 6시에 타야 했으니까요.....중산리에서 진주행 버스 시간이 엇갈린 결과 입니다.(중산리에서 인천가는 버스는 원지 혹은 진주로 가던지 혹은 천왕봉에서 백무동으로 되돌아가 함양고속버스 터미널로 가면 됩니다)
오랜만에 찾은 지리산....속세에 시달린 산객에게 멋진 풍광을 선물해주어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 산행 이었읍니다. 급변하는 자연의 모습에서 한껏 낮아진 인간의 능력을 체험을 했기에 자연에 대한 자만심을 없에기에 충분했읍니다. 고산 산행에는 필요없을지 모른다고 생각되는 것도 되돌아 보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비록 계획한 경로의 산행은 못했지만 어차피 혼자만의 대간 산행이기에 만회할 기회는 한상 있는거고.... 이제 마지막 남은 한 구간, 조침령~점봉산을 어떻게 다녀올까 고민해야 합니다. 지리산은 곰님이 걱정이라면 점봉산은 국공과 멧되지가 걱정인 산길 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겠지요...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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