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7
용의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올 한 해 신묘한 용의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펼쳐지길 바라 봅니다.
1월 1일 다섯 번째 영남알프스 8봉 종주를 시작을 했는데... 그날 새벽 5시에 고헌산을 오르며 앗!!! 매년 참여하는 산객의 인구가 늘어나고, 3만 명 완주 커트라인도 일찍 끝나겠구나 하는 감을 받았습니다.
흠~~
목표가 설정된 일정은 꼭 완성하려는 성향 이기에....영남 알프스 완등을 위해 잠정적으로 세워 놓았던 산행 계획을 이리저리 순서를 바꾸고 하다 보니 오늘은 북한산 둘레길을 가야 하는?? 날입니다.
지난번 3구간 중 빨래골 지킴터에서 걸음을 멈추었기에 오늘은 바로 그 자리에서 출발해서 4구간 솔샘길, 5구간 명상길, 6구간 평창 마을길을 걸어볼 예정입니다.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3번을 타고 종점인 빨래골 지킴터에서 하자... 밤사이 눈이 내렸는지 둘레길이 눈에 가려져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햇살은 가리어지고 찬 바람이 온 산길을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아이젠을 이용할 정도의 눈길은 아닌 듯하여 바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
잠시 오름길을 걸으면 수락산과 불암산이 조망되고..
북한산 둘레길과 서울 둘레길이 많은 구간이 겹치고 있습니다.... 같이 걷는 짝꿍은 이미 서울 둘레길을 완주했지만 불행하게도 기억이 여행을 떠났는지 길 찾는데 썩 도움은 안되고 있네요.ㅎㅎ
4구간 : 솔샘길(거리 2.1Km, 소요시간 1시간, 난이도 하)
남겨진 3구간을 걷다 보니 4구간의 출발점인 북한산 생태숲 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예로부터 소나무가 많고 샘이 많은 지역이기에 솔샘길이라 이름하였건만 만물이 꽁꽁 얼어붙고 눈마저 쌓인 오늘 많은 것을 보지 못하고 걷기에만 집중해야 할 듯합니다.
아파트 옆을 지나갑니다.
맞지요?? 많은 것을 못 보고 지나갑니다.
포토존인 솔샘발원지에서 인증샷~~~ 잊지 말고 사진 꼭 찍으시길...
춥고 길이 미끄럽기에 말도 없이 걷기에만 집중.....
산길을 벗어나 도로길을 걷다 보면...
이 지역은 유독 버스 종점이 몰려 있는 듯... 여기저기서 부르릉 소리가 진동을 합니다.... 숲에서 채워온 피톤치드가 매연으로 교체되는 구간입니다....
북한산 탐방 지원센터에 들러 3구간, 4구간 인증 도장도 받고 국공님과 정겨운 새해 인사도 주고받고....
4구간 솔샘길은 난이도 하의 구간으로 동내 마실길을 걷는 느낌의 편안한 길이었습니다. 주거지가 밀집된 구간이어서 인지 여러 곳의 마을버스, 혹은 시내버스 종점을 만날 수 있었기에 4구간의 접근은 비교적 쉬울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5구간 : 명상길 구간(거리 2.4Km, 소요시간 1시간 10분, 난이도 상)
5구간인 명상길 구간은 북한산 정릉탐방 안내소를 지나 정릉주차장에서 형제봉 입구까지 2.4km입니다. 정릉동 쪽의 주된 북한산 탐방코스인 대성능선탐방로와 형제봉능선 탐방로 사이의 계곡, 능선 길을 경유하는 구간이라 다소 힘들기에 난이도가 상인 구간인가 봅니다. 그리고 이 구간은 그 간 군사보호시설에 의해 통제되다 최근에 개방된 ‘북악(산) 하늘길’ 입구와 연결되어 있다 합니다.
처음부터 오르막길....
계단의 연속...
오름길을 오르다 보니 조망이 트이며 형제봉 능선으로 추정? 되는 멋진 능선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이곳이 5구간의 포토존....
오르막 내리막... 묵묵히 걷다 보니 어느새 형제봉 삼거리에 도착을 합니다..
멀리 나무 사이로 불암산이 보이고...
이제 형제봉 입구로 내리막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눈이 쌓여 얼음으로 된 구간이 많기에 특히 조심조심...
고헌산에서 다섯 번이나 넘어지는 바람에 아직도 오른쪽 어깨가 시원치 않네요...
구복암을 지나며....
5구간 명상길은 난이도가 상으로 분류해 놓았지만 그다지 힘든 구간은 아녔습니다. 단지 조망이 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6구간 : 평창 마을길(거리 5.0 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난이도 중)
5구간이 끝남과 동시에 6구간이 시작되는 곳....
사실 오늘 계획은 이곳까지였습니다. 6구간은 5Km의 비교적 긴 구간이기에 다음에 도전하려 했습니다....
아무튼 계단을 나려가서 집으로 가야 하는데 서울 둘레길을 완주하신 짝궁께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주시네요...
수고한 내 자신을 토닥거리며 길을 걸어갑니다..
수미정사.... 제법 규모가 큰 사찰이더군요..
수미정사에서 내려다본 평창동 전경.....
[이 지역의 이름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 왔으나, 지금의 평창동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때 있던 선혜청이라는 곳의 평창 세금으로 온 곡식들을 저장한 창고이다에서 유래하여 명명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세도 정치를 한 반남 박 씨(潘南 朴氏), 장동 김 씨(壯洞 金氏) 등의 명문 양반가들이 종로구 일대에 모여 살던 곳이다. 이후에 가회동으로 거처를 옮기며 무명 예술인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또한 평창동은 현대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가나 아트 센터, 한국인 조각가 김종영의 작품이 전시된 김종영 박물관과 같은 세련된 갤러리로 유명한 고급 주거 지역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길이 끝이 안 보입니다..... 우린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러다 결국 우린 의지와 상관없이 6구간을 걷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추위와 허기짐이 몰려옵니다..... 일찍 마무리될 줄 알고 간단히 준비해 길을 나섯기에...... 상호명이 피아노라는 카페를 지나며...
짝꿍이 당황해서 황망해하기에 뭐라 말하기도 그렇고.... 그냥 사진 놀이나 하렵니다.
본인이 나서서 길을 찾아봅니다.... 군데군데 공사장이 있어 시그널이 끊긴 곳이 있더군요....
추운 겨울날 우리나라 최고 부촌인 평창동은 온기를 찾을 수 없는 찬바람만이 들어찬 황량한 골목이었습니다.
어디 물어볼 곳도,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저 크고 우람한 저택만 보입니다......
이리저리 헤매다 포토존인 보각사를 찾았습니다.... 보각사는 굳게 출입문이 닫혀 있고....
평창 4길.... 네이버 지도에도 보각사는 나오지 않고.... 티 맵으로 어찌어찌 찾아내었습니다... 짝꿍 파이팅....ㅋㅋ
평창 마을길은 이 길을 쭉 따라가면 탕춘대성 암문입구로 연결됩니다.... 뭐 인도를 걸어야 하는 구간이라 암문입구는 다음에 만나보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의도치 않게 걷게 된 평창 마을길
우리나라 최고 부촌을 가로지르는 포장된 길을 걸으며 계절이 계절인지라 추위와의 싸움이었습니다.
성곽과 같은 거대한 주택들은 부럽기보다는 철저하게 세상과 격리된 감옥을 보는 듯하기도 했고...
집집마다 설치해 놓은 수많은 세콤을 보며 부자들이 더 두려워하는 게 많다는 걸 알 것도 같고...
눈이 와도 자기 집 앞도 쓸지 못하고 갇혀 살아야 하는 부자들이 마음을 잃은 사람들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흐~~ 내가 가난해서 부자들에게 너무 엔티인가??? 쩝...
북한산 둘레길 6구간은 꽝이었습니다. 나한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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