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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백두대간 51회차 : 버리미기재~장성봉~막장봉~악휘봉~구왕봉~은티마을

2019.10.19

들 머 리 : 경북 문경시 가은읍 버리미기재

날 머 리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 주차장

산행거리 : 16.16Km(대간 거리 13.16Km + 접속거리 3.0Km)

산행시간 : 9시간 56분(휴식시간 포함)

 

 

 

 

점점 산행하는 주기가 길어짐을 느낌니다. 핑계야 많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의 게으름이 가장 큰 원인 이겠지요. 

그 게으름을 이기고 오늘은 백두대간 버리미기재~구왕봉 구간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어느 선답자의 블로그에서 악휘봉 선바위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겠다는 글귀를 읽고 궁금증이 커지기도 했읍니다.

 

 

 

 

 

 

 

 

 

 

 

새벽 어둠을 뚫고 은티마을로 향하는데 앞서가는 차량 한 대가 내가 갈 길을 안내하듯 달려가고 있었읍니다.  주차장에 차를 정차하고 인사를 나누니 버리기미재에서 배너미 평전까지 산행한다 합니다.  다행히 들머리가 같은 분들 이었읍니다. 더군다나 그 분들이 콜한 택시가 바로 도착했기에 합승을 하게 되었고 원래 택시비가 40,000원 예상이었는데 단돈 만원으로 해결...글쎄요 이런 일도 있읍니다.  버리기미재에서 택시 기사님이 배수로 철망 밑으로 들어가라고 친절히 알려 주시고 같이온 한 분은 그 모습을 사진까지 찍어 줍니다...

 

 

 

철망을 통과하자 바로 보이는 감시 카메라...우회를 하려 했으나 계곡을 치고 올라가야 하겠기에 안면몰수 .. 뛰듯이 카메라 밑을 통과 합니다. 동시에 이곳은~~하는 국공님의 녹음 목소리가 새벽 정적을 깨우고....

 

 

 

괴산 지역의 산 답게 웅장한 바위들이 등로 곳곳에 자리하고...뒤따라 오던 택시 합승객들은 언제 오시려나...잠시 기다려 보지만 소리가 안들립니다.

 

 

새벽 햇살에 산하가 붉게 물들어 오고...가을 산중의 하루가 시작되고 있읍니다. 

 

 

농바우골 방향의 산하.

 

 

이제 야생화의 계절이 저물고 있읍니다. 산부추꽃도 화려했던 시즌을 뒤로하고 내년으로 삶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읍니다. 오늘은 산행 내내 산부추와 함께 했읍니다.

 

 

 

구조요청 지점 팻말...장성봉 1지점부터 4지점까지 이런 안내판이 길을 인도해 줍니다.  참 우습게도 같은 나라인데 국립공원 직원들은 입산을 통제하고 비탐 구간 이지만 소방서 분들은 친절히 도와 주신다고 하니 참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입니다.

 

 

철모르는 철쭉이 뜬금없이 얼굴을 디밀고.

 

 

 

첫 밧줄 구간이 나왔지만 그닥 험하지도 않았고 전반적으로 구왕봉까지 밧줄구간은 없었읍니다.

 

 

 

 

 

투구꽃의 과실체 인듯.

 

 

 

 

 

전망이 트이며 멀리 대야산과 둔덕산 줄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온산이 단풍이 들지는 않았지만 지나가는 계절의 흐름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대야산 직벽을 당겨 봅니다...저기서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서로 격려했던 일행들은 오늘은 다른 곳에서 자연을 즐기고 있겠지요. 대야산 줄기 너머로 왼쪽 천왕봉을 필두로 장대한 속리산 줄기가 위용을 자랑합니다.

 

 

 

 

 

누구의 겨울 보금자리인가???  조용하고 안락한 숲속을 놔두고 왜 산객들이 왕래하는 산길에 자리를 잡았는지....부디 사람손 타지 말고 올겨울 무사히 지나 봄을 만나길 바래봅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아침 햇살을 받아 단풍색이 화사하게 빛을 내고 있었읍니다...참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사진으로 표현이 안되는 군요.

 

 

 

 

 

구조 팻말을 지나니 오름이 거의 끝나면서 구왕봉과 희양산이 모습을 보입니다. 바로 지척인데 산길은 바로 가지 않고 왼쪽으로 굽어져 말발굽 형태로 돌아가야 합니다.  장성봉, 막장봉을 지나면 악휘봉까지 지루한 산길이 예상됩니다. 희양산 뒤로 이만봉~조령산~이화령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백두대간 마루금이 펼쳐져 있읍니다. 비록 끊어서 걷기는 했지만 지나온 백두줄기를 바라보니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장성봉 쪽으로 걷다 보니 대야산이 좀더 가까이 보이고~ 카메라로 확대해 찍어봅니다. 대야산 정상너머 문장대가 있을텐데 아직 미답인 늘재~밤재~문장대 구간이 남아있읍니다.

 

 

절말방향을 알려주는 안내목...이곳에서 대간길은 절말쪽으로 가야만 하고 장성봉 정상은 안내목에서 10여m 떨어져 있읍니다.

 

 

 

 

 

 

 

 

 

 

 

 

 

 

장성봉에서 500m 지나온 지점 그리고 막장봉 까지 700m 남은 지점...이곳에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막장봉을 갈것인지 아니면 막장봉은 통과하고 대간길을 이어갈지를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이 막장봉 삼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장성봉에서 절말쪽으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여기까지 입니다..이곳에서 절말쪽으로 가면 자칫 알바하기 쉽상이었읍니다. 막장봉으로 가는 길이나 악휘봉으로 가는 길이나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문제는 악휘봉 방향은 안내판이 없다는것!!!

 

 

위의 안내목을 따라 삼거리 왼쪽으로 가면 막장봉 가는 길입니다... 두 번의 내림과 한 번의 오름을 하면 사진에서 보는 막장봉 아래에 도착을 할 수 있읍니다. 

 

 

막장봉 바로 아래 삼거리...여기서 잠시 고민에 빠졌읍니다.  대간길은 절말로 가야한다 했는데...여기가 지도에서 보는 막장봉 삼거리 인가???

이곳은 막장봉 삼거리가 아닙니다... 아까 장성봉 500m 지난 지점의 안내목이 있는 곳이 막장봉 삼거리 입니다.  사실 이곳에서 절말쪽으로 가면 산행 끝입니다...왜?? 주차장이 나올테니까요.  대간을 이어가려면 막장봉에 올랐다가 다시 장성봉쪽으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막장봉을 오르기 위한 밧줄...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푸르른 가을 하늘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읍니다.  힘은 들지만 마음이 푸르러 지는 청량함을 느껴봅니다.

 

 

 

산부추꽃과도 눈인사를 나누고.

 

 

막장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괴산 방향의 산하.

 

 

 

 

 

배낭에 카메라를 기대 놓고 혼자 셀카놀이..일행이 있다면 사진 찍기가 좀더 편했을지도..

 

 

 

막장봉 아래에서 잠시 알바를 하고 다시 장성봉쪽으로 돌아오면 출입금지 팻말이 보입니다. 물론 막장봉으로 가는 동안에도 저 팻말이 보이긴 합니다. 금줄너머로 악휘봉 가는 백두 마루금이 이어집니다.

 

 

 

가을의 전령사 구절초도 작별을 할 때인 듯...

 

 

 

악휘봉으로 가는 도중 돌아본 왼쪽의 장성봉과 오른쪽의 막장봉..

 

 

 

역시 괴산의 명산 답게 고사목과 산그리메가 멋진 풍광을 연출해 줍니다.

 

 

 

 

 

 

 

 

 

희양산도 빼곰히 보이고.

 

 

장성봉과 막장봉도 점점 멀어져 갑니다.

 

 

 

 

 

여름내내 산길을 차지했을 며느리밥풀꽃....가을 햇살을 받는 흰 쌀알갱이가 고생했을 며느리의 힘듬을 연상하게 해주네요.

 

 

 

 

 

 

 

 

 

 

 

악휘봉으로 가는 산길은 계속 오르락 내리락 지루하기 조차 합니다... 조망도 없고.... 문득 단풍 색과 시그널 색이 같아 사진 놀이를 해봅니다.

 

 

 

 

 

드디어 악휘봉 삼거리에 도착을 했읍니다.  왼쪽으로 가면 악휘봉으로, 오른쪽으로 가면 구왕봉으로...

악휘봉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앞쪽에서 두런두런 사람의 소리가 들립니다... 아직까지는 비탐 구간이라 긴장을 늦출수 없읍니다..설마 국공은 아니겠지 하는 희망을 품고 산길을 이어 갑니다.

 

 

보고 싶었던 악휘봉 선바위...자연의 절묘함에 감탄을 하며 정말 무너질까 둘러 보았읍니다.

 

 

 

선바위 왼쪽 하단에 빈 공간이 보입니다...물론 지금까지 잘 버텨 왔지만 비바람의 풍화 작용에 시달리다 보면 언젠간 무너질듯 합니다...

못된 사람들의 장난질 없이 지금까지 버텨왔듯 앞으로도 무탈하길 기원합니다.

 

 

백두대간 줄기를 바라보고 우뚝선 선바위의 위용...자연이 준 멋진 선물 입니다.

 

 

과남꽃도 한 송이 만나보고.

 

 

악휘봉 삼거리 너머 구왕봉과 희양산이 보입니다.  거리상 얼마 안되 보이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전혀 다른 고통의 산길이 기다릴줄은 이땐 몰랐읍니다요...

 

 

 

 

 

 

 

 

 

 

 

 

 

 

악휘봉에서 점심을 먹고...아까 들렸던 사람 목소리는 오늘 택시를 합승한 분들 이었읍니다... 내내 뒤에 오다가 내가 막장봉을 들르는 바람에 앞서기를 하신듯...그런데 이런 산행 속도로 배너미평전까지는 무리인듯한데..어쩌실런지...

희양산을 바라보며 악휘봉을 출발합니다.

 

 

악휘봉 정상에선 계속 내리막 길....은티재 쪽에서 오는 산객들에게 비탐구간이니 더는 오지 말라고 경고를 합니다...하지만 나에겐 비로서 법정구간으로 나간다는 의미..

 

 

 

발아래 멀리 은티마을이 보입니다...

 

 

오늘 구간중 유일한 철계단...유일한 인공구조물..

 

 

오늘 걸어온 백두마루금을 돌아 봅니다.

 

 

 

 

 

희양산 구왕봉 주치봉이 나란히...이제 인내를 시험하는 구간에 진입을 하게 됩니다.

 

 

그리 위험하지 않은 슬랩구간을 지나고..

 

 

가는잎향유...

 

 

한참의 내림길 끝에 은티재에 도착...악휘봉에서 먼저 출발한 분들이 여기서 점심을 드시고 있네요...이곳에서 탈출하면 은티마을인데..

나도 잠시 마을이 흔들립니다...벌써 많이 지쳤으니까요...에공.

 

 

봉암사 스님들이 속세와 차단을 위해 만들어 놓은 목책을 따라 주치봉으로 오르기 시작...우와 지친 산객에게 주치봉 오름길은 고행의 길이었읍니다. 가다 쉬다를 얼마나 했는지도 모름....

 

 

그렇게 겔겔대고 오른 주치봉 정상...산객들이 밥먹기 딱 좋은 공간입니다.  너무 힘들어 판쵸우의를 깔고 대자로 누웠읍니다요..쉬면서 혹시 합승객들이 오나 귀도 기울여 보고...그런데 밥을 먹은 상태에서 이 주치봉을 오를수 있을까 걱정도 됩니다. 짐작컨데 은티재에서 탈출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그거야 하산해서 그 분들 차량이 없다면 짐작이 맞은거고...아마 탈출하는게 정상일듯 합니다만.

 

 

주치봉을 오른만큼의 내림길이 이어집니다....작은 무덤이 있는 공간...호리골재입니다.

 

 

 

 

 

힘은 들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자연의 경관이 그나마 오늘 산행의 백미.

 

 

아무생각없이 발길을 옮기니 구왕봉 정상에 도착...이제 내려가면 되니까 남은 물을 다 마셔버리고, 쵸코바도 하나 먹음서 여유를 부려 봅니다.

인증사진은 정말 힘이 들어 생략.

 

 

희양산의 웅장한 암릉을 바라보며 하산 시작..

 

 

하산 시작과 동시에 반겨주는 밧줄 구간...구왕봉 정상에서 지름티제 까지는 제법 많은 밧줄 구간을 지나는데 지친 산객에게는 자칫 위험이 도사린 구간 이었읍니다. 험하기로 유면한 희양산~구왕봉 구간을 몸소 밧줄을 타고 내려와 보니 그 힘듬을 확인할 수 있었읍니다.

 

 

 

 

 

지름티재 도착...은티마을까지 3Km랍니다..에휴~~

 

 

2Km 정도의 산길을 내려오면 유명한 희양산 해골바위가 오랜만이라고 반겨 주는것 같기도 하고.,.

 

 

산길 종료...이곳은 호리골재, 은티재 그리고 지름티재로 가는 산길이 나뉘는 곳입니다.

 

 

 

 

 

마을길을 따라 걸으며 희양산과 구왕봉을 돌아 봅니다.

 

 

 

 

 

 

 

 

작심하고 떠난 버리미기재~구왕봉 백두대간 구간이었읍니다..

거리는 짧지만 산행 구간이 결코 쉽지않은 난이도 상급의 백두대간 산길 이었읍니다.

무척 힘들었읍니다. 아침에 만난 분들은 은티마을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차량이 없는것으로 보아 은티재에서 하산한듯...

보고 싶었던 선바위도 만났고, 우연히 교통비도 절약한 행운이 깃든 산행이었읍니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