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흘산 : 경상북도 문경시 소재
산행일자 : 2023.12. 24
산행경로 : 제1관문 ~ 여궁폭포 삼거리 ~ 혜국사 ~ 주봉 ~ 영봉 ~ 제2 관문
산행거리 : 9.36 Km
산행시간 : 4시간 56분
2018년 8월...
새벽녘 홀로 이화령을 출발해 힘겹게 오른 조령산... 그리고 신선암봉으로 가며 황홀한 산야의 풍경에 그저 감탄만 하던 그 산길에서 혼자 걷는 산꾼이 안타까워서일까? 계속 곁에서 산길을 따라오던 멋진 산이 있었으니...
그 멋진 산은 몇 개월 후, 작은 차갓재에서 황장산을 오르니 산객을 반갑게 맞아 주고 힘든 백두대간 산길의 벗이 되어 주었습니다.
문경새재의 우두머리 산인 주흘산.. 오늘은 그 안으로 스며들어 반가운 인사를 해볼까 합니다.
밤새 눈이 내리고... 문경으로 오는 새벽 밤길에도 눈이 나리고... 오늘도 설국을 만나는 것일까??
설렘과 기대감은 날이 밝으면서 얼굴에 심통을 가져다주네요... 온통 사방이 곰탕이라. ㅎㅎ
문경새재 도립공원 제1 관문으로 가는 길.... 흩날린 눈발은 심통 맞게 산꾼의 발걸음을 총총거리게 만듭니다.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떨어져 있던 친구를 만나는 반가운 기분으로 출발~~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님에도 많은 관광객들과 소수의 산객들이 걸음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잠시 하늘을 열어 마음을 두근 거리게 해주는 날씨님... 멀리 백두대간 깃대봉?? 이 보이고....
문경새재 제2 관문인 조곡관을 지나면
바로 오른쪽으로 주흘산 들머리가 나옵니다.
여궁폭포를 갈까 말까... 날씨도 흐리니 주봉까지만 가고 내려올 때 들러 보기로 하고 산길을 이어 갑니다.
그저 말없이 각자의 걸음에만 집중하는 산길... 오르는 내내 조망 없는 주흘산 주봉으로 가는 길...
겨울임에도 주흘산에는 많은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흐르는 소리마저 시리게 느껴지는 겨울의 계곡물..
잠시 숨을 고르며 겨울이 자리한 맑은 물의 흐름을 바라봅니다... 물멍???이랄까..ㅎ
잠시 푸른 하늘이 힘을 북돋아 줍니다..... 오늘 과연 멋진 문경의 산하를 만나게 될 것인가?
쉼 없는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니 문득 언덕 위에 혜국사가 보입니다...
이른 겨울 아침이라 그럴까요?? 적막함에 엄숙함이 더해져 숨소리도 죽이게 되는 사찰의 위엄입니다.
앞서간 산객들의 발자국.... 양보심이 강해서 일까요?? 늘 뒤에 오던 산객들을 먼저 보내는 아량을 자부심으로 살아갑니다. ㅋ~~~ 저질 체력이라 하긴 좀...
드디어 유명한 주흘산의 계단이 시작되나 봅니다... 누군 990 계단이라 하고 누군 903 계단이라 하고....
막상 올라보니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센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그냥 계단이 많았다는 사실...
시리도록 차가운 샘물 한 모금 마시고 더위를 식혀 봅니다.
끝나 보이질 않는 계단길.... 오르고 오르다 보면
주봉과 영봉으로 가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주흘산 주봉에 도착.. 온통 뿌연 시계로 인해 멋진 풍광은 다음 기회로..
날아가고파~~~ ㅎ 그나마 날이 푸근해 다행인 산행입니다.
주봉에서 영봉까지 거리가 1.2Km.... 그냥 하산하려던 생각이 흔들립니다.... 이왕 온 김에 영봉까지 가볼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봉으로 가려합니다.... 여궁폭포는 상상 속에 남겨 두게 되었네요.
영봉으로 가는 도중 유일하게 보여준 산 아래 풍경... 안 그래도 풍광이 전혀 없다는 영봉 가는 산길인데...
영봉 정상석과 조우~~
영봉에서 문경새재 제2 관문까지는 3.6Km의 산길을 내려가야 합니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하늘이 열리며 멋진 봉우리가 보입니다..... 아마도 부봉의 모습이 아닐는지요...
얼핏 나뭇가지 사이로 조령산 줄기가 보이는 듯??? 나만의 생각입니다.
드디어 날머리인 제2관문에 도착.... 저 입구를 지나면 제3 관문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부봉으로 가는 산길이 이어지기도 하고요.
시간은 그리 늦지 않았는데 마치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지는 듯 보입니다. 산행이 끝나니 맑은 하늘이 보이는 건 뭔 조화 인지... 오래전부터 오고 싶었던 주흘산이었는데.... 제대로 그 멋스러움을 느끼지 못한 듯 아쉬움이 크게 남았습니다.
문경 촬영장 너머로 조령산 줄기도 보이고... 신선봉 줄기도 보이는 듯하고...
오늘이 마지막 발걸음은 아님을 알기에.... 다음 만남을 계획해 봅니다....
다음 산행은 날이 풀린 봄 무렵 어느 날 부봉 여섯 봉우리를 걸어 보는 걸로. 들머리를 어디로 정해야 좋을지는 좀 더 조사를 해보고... 동화원 혹은 제2 관문 둘 중에 하나것죠 뭐.
문경이나 괴산 지역의 산하는 그 멋스러움이 늘 남다르게 내게 다가옵니다....
아마 백두대간 산행을 한다고 낯선 산길을 새벽에 혼자 걸은 경험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밤새 인천에서 차를 달려 이화령, 차갓재, 저수령 등등... 지역 택시 기사님들과 시간을 맞추기 위해 달렸던 시간들이 새록하기에... 참 열정적으로 산길을 걸었던 나를 나이가 좀 더 들어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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